Excursion
배가 항구 근처에 정박을 하면 승객들은 하선을 해서 여행 (Excursion)을 할 수 있습니다. 패키지 여행을 해도 되고, 자유 여행을 해도 되고. 패키지 여행은 당일 치기이고 소요 시간은 최대 8-9시간 정도 걸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패키지 여행은 아침 일찍 집결해야하는 것들이 대부분 입니다. 크루즈 여행 하는 동안 늦잠도 자고 그 동안 쌓인 피로도 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경기도 오산입니다. 새벽 같이 일어나 밥 타오고, 애들 깨우고, 옷 갈아 입히고, 양치 시키고, 8시까지 놀이방에 맡겨야 합니다.아침 6시에 일어나는 회사 생활과 별 다를 바 없어요.
처음으로 정박한 곳이 멕시코의 코즈멜(Cozumel) 입니다. 캔쿤에서 남서쪽으로 3시간 쯤 떨어진 곳이라는 군요. 처음 크루즈를 예약할 당시 고민이 많았습니다. 아이 셋을 데리고 나갈까, 일부만 데리고 나갈까, 그냥 배에 있을까. 셋을 데리고 다같이 할 수 있는 것도 없고해서 첫째만 데리고 나갔다 오기로 결정합니다.
하선 준비
하선 할 때는 신분증, KTTW 카드, 예약한 여행 티켓은 꼭 가지고 가야합니다. KTTW가 없으면 일단 배 밖으로 나갈 수 없어요. 들어올 때도 마찬가지. 신분증은 들고 가라고 하지만, 실제 승/하선 시에 요구하지는 않더군요. 만일을 위해 들고 가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제 생각으로는 KTTW 카드를 잃어 버렸다면 본인임을 확인할 수단으로 사용하거나, 현지에서 사고가 생겼을 때 등을 위해 그런 것 같습니다.
그 외에 현금, 신용카드, 전화기, 각종 개인 용품과 패키지에 물에 들어가는 일정이 있다면 수건, 목욕 용품, 수영복, 여벌 옷 등을 챙겨을 준비해서 집결지로 갑니다. 점심을 위해 배에서 먹을 것을 가져가면 항구에 있는 개들이 귀신같이 찾아냅니다. 그리고 그 개는 세관 직원에게 간식 얻어먹습니다. 안 되는 품목은 과일, 육류 등 입국할 때 안 되는 물품들입니다. 해외 여행이 아니라 국내 여행 같이 생각되어서 아무 생각 없이 간식거리로 과일 가지고 갔다가 개 좋은 일 시켜줬습니다.
집결지에 모이면 간단하게 설명 듣고, 혹시 배를 탄다면 배표를 받고, 다 같이 줄 서서 내려갑니다. 최종 목적지는 코즈멜이 아니라 플레야 델 카르멘(Playa Del Carmen). 배에서 내려 조금 걸은 후 다시 배를 타야합니다.
이 배를 타기 전까지 크루즈가 얼마나 편한지 몰랐습니다. 작은 배가 아니지만, 조그만 파도에도 즉각 즉각 반응하더군요. 한 45분 타는데 멀미해서 토하기 한 10분 전에 내렸습니다. 그냥 배 타자마자 자세요. 푹..
Amazing Secret River and Playa Del Carmen
저희가 선택한 패키지는 동굴 탐험 입니다. 이름에는 Playa Del Carmen이 써있지만, 플레야 델 카르멘에서 뭐 하는 건 없고요. 그냥 자유시간 1시간 정도? 동굴이지만 물이 깊은 곳이 있어서 수영복 입고 들어가야 한다는 군요. 날씨가 덥기 때문에 미리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가는 것도 좋습니다.
플레야 델 카르멘 중심가에 모였습니다. 무슨 명동 같은 분위기에요. 상점들이 즐비하고, 외국인들 돌아다니고. 조금 한적한 Old Navy 앞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 차타고 30분 정도 이동해요
- 도착하면 씻어 주세요
- 동굴 탐험 끝나면 밥 줘요
- 다시 차로 여기 데려다 줍니다.
- 돌아갈 배표 나중에 드려요.
8명 정도 일행마다 가이드가 한 명씩 붙습니다. 저희 가이드는 이태리 사람인데 멕시코 여친이 좋아서 왔다는군요. 말도 재미있게 하고 여행 내내 참 친절했습니다.
몸에 묻은 화장품, 크림 등을 제거하기 위해 샤워를 합니다. 일종의 천연 기념물 같은 거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대요. 씻고 나면 잠수복을 입고 구명 조끼와 헬멧을 착용합니다. 날씨는 한 여름처럼 덥지만, 동굴 안은 시원하거나 좀 춥거든요. 이거 입어도 마른 체형의 8살 딸은 탐험 막바지에 되게 추워했어요. 신발도 따로 줍니다. 크락스 신고 갔는데 위험하다고 못 신게해요.
또 한 가지! 전화기와 카메라 반입이 금지입니다. 명목은 자연, 생태 보호. 그래서 동굴 탐험은 사진이 한 장도 없어요. 대신 일행마다 사진사가 한 명 붙어서 계속 사진 찍어줍니다. 물이 목까지 차는데 사진기를 손에 들고 거침없이 다닙니다. 분명 사진찍는 것 지나쳐 왔는데 어느새 우리 보다 앞에서 기다렸다가 사진찍고. 사진을 다 모아서 비싼 가격에 팝니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 $100~$150 였던 것 같습니다. 사려고 했는데 깜빡하고 못 샀어요. 페이팔로 입금하면 이메일로 보내준다는데 그냥 안 하기로 했어요.
물의 깊이는 발등 깊이부터 시작해서 목까지 점점 깊어저요. 중간 정도 깊이인 곳에서는 물에 떠서 이동하는 연습을 합니다. 헤엄칠 필요 없이 그냥 둥둥 떠서 이동하며 자연의 신비를 구경합니다. 오랜만에 동굴 탐험하니 신기하더군요.
사진이 없으니 유튜브에 있는 안내 동영상으로 대신합니다. 제가 설명하는 것보다 화면으로 보는게 훨씬 더 아름다워요.
동굴 탐험이 끝나니 점심을 주더군요. 나름 부페식인데 음식이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습니다.
식사가 끝나면 플레야 델 카르멘으로 데려다 줍니다. 그리고 크루즈로 돌아가는 배 타기 전까지 한 시간 정도 시간이 남았어요. 늦지 말고 돌아오라며 자유시간을 주더군요.
일단 달콤한 커피부터 한 잔 빨고 시작합니다. 더울 땐 역시 프라프치노! 죽은자의 날(Día de los Muertos)이 2주 후여서 그런지 영화 Coco에 나온 장식들이 매장 안에 가득하더군요.
스타벅스에 간 이유는 사실 인터넷 쓰려고 온 이유도 있어요. 배에서 사용할 디즈니 크루즈 앱(Disney Cruise Line Navigator App)을 아직 설치못했거든요. 사실 미리 설치해뒀는데 전화기 리셋하고 다시 설치하는 걸 까먹었어요.
배에서 제공하는 무료 데이터로 설치하려고 보니 무료 데이터 용량보다 앱 크기가 더 커요. 혹시 저 같은 사람을 위해 따로 뭔가 제공할까 싶어 물어봤는데 데이터 사야한다더군요. 그래서 안 쓰고 버티다가 스타벅스에 와서 설치했습니다. 무료 인터넷 하는 메뉴가 스페인어로 나오더군요. 한참을 시도해보다가 안 되어서 그냥 점원에게 부탁했어요. 행색이 초라하고 불쌍하게 보여서 그런지 잘 해주더군요 =)
좀 쉬다가 미니소 매장 구경하고 다시 조그만 배타러 돌아왔습니다. 피곤해서 그냥 잠들었더니 다행히 멀미는 안 했네요.
둘째와 셋째를 찾으러 가보니 둘 다 풀이 죽어있더군요. 둘째는 그 다음 excursion부터 데리고 가기로 했습니다. 미리 예약은 안 했지만 배 안에 excursion 부스가 있으니까 거기서 예약하면 돼요. 셋째는 캐스트 어웨이 때 데리고 나가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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