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크루즈 가즈아!
아내가 몇 해 전부터 디즈니 크루즈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질렀습니다. 7박 8일짜리로. 언제 가나 손꼽아 기다리다가 10월 13일에 다녀왔습니다. 추울 때 따뜻한 남쪽 나라 다녀오니 좋긴 좋더군요. 비싼 건 흠. 디즈니 크루즈를 몇 번씩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만 저는 해당사항 없을 것 같습니다. 먼저 승선하기 전날까지의 일을 써볼까합니다.
크루즈 일정
토요일 오후에 플로리다 올랜도에 있는 Canaveral항에서 출발을 합니다. 3일차에 멕시코 코즈멜, 4일차에 케이먼 제도의 조지 타운, 5일차에는 자메이카의 팰머스, 7일차에 바하마의 캐스트 어웨이 섬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새벽에 올랜도에 도착합니다. 4곳에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밖에 나가서 나들이를 할 수 있습니다.
승선은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가능합니다. 늦어도 4시 까지 승선을 완료해야 합니다. 당일 아침 일찍 비행기로 올랜도에 도착해서 승선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악천후로 비행기가 연착되거나 취소가 되어 승선 마감 시간에 도착을 못하면 크루즈는 빠이빠이입니다. 따라서 전날 올랜도에 도착해서 하루 묵는 것이 좋습니다.
일정 예약
출발 몇 개월 전인가 두툼한 편지 봉투에 안내 책자와 가방에 붙일 짐표 스티커가 동봉 됩니다. 출발 75일 전부터 크루즈 내의 식당, 행사, 외부 여행(excursion) 예약을 받습니다. 하지만 75일 전에 시간 맞춰 들어가보면 괜찮은 식당과 액티비티는 남아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예약 시스템이 마치 대학 수강신청과 비슷합니다. 첫 날은 4학년만 수강 신청을 할 수 있고, 그 다음 날은 3, 4학년이 가능하고, 마지막 날은 전 학생이 가능한 것과 비슷합니다. Castaway Club 등급이 높으면 120일 전에 미리 예약이 가능합니다. 처음 크루즈 타는 손님은 수강 신청하는 신입생과 다를 바 없습니다.
- First-Time Guests: 75 days prior to sail date
- Silver Castaway Club Members: 90 days prior to sail date
- Gold Castaway Club Members: 105 days prior to sail date
- Concierge Guests and Platinum Castaway Club Members: 120 days prior to sail date
기본적으로 크루즈에서 음식은 공짜입니다. 추가로 돈 내고 먹는 식당이 있는데 비싸긴 하지만, 괜찮다기에 한 번 가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예약하려니 이미 다 찼더군요. 애들에게 인기가 있는 행사도 빈 자리는 없더군요.
수화물
비행기 탈 때 가방에 붙여주는 짐표와 비슷한 것을 여러 장 보내줍니다. 짐이 많을 경우 이 짐표는 정말 중요합니다. 배에 타기 전 짐꾼들이 짐표가 붙은 짐을 걷어갑니다. 그러면 몇 시간 후 이 짐들이 우리 방으로 배달되어 옵니다. 짐표가 없으면 그 많은 짐들을 다 들고 타야합니다.
짐표는 가방에 미리 붙여놔도 됩니다. 하지만 시카고에서 올랜도로 가는 도중 수화물 처리할 때 훼손 될 지 몰라 나중에 붙이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시카고 오헤어 공항으로 갈 때, 택시를 탄지 10분 쯤 후에 짐표를 안 가져왔다는 것이 생각나더군요. 다행히 비행기 시간까지는 넉넉해서 다시 집에 가서 가져왔습니다. 안 그랬으면 승선할 때 끔찍할 뻔 했습니다.
7박 8일을 배에서 지내야 했기에 옷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배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지만, 밤에 빨래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옷을 많이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다섯 명이 총 가방 다섯 개에 옷을 꽉꽉 채워서 갔습니다.
교통/숙박
저희는 금요일 오후 시카고를 떠나 올랜도에 도착하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오헤어 공항까지는 택시를 불러 갔습니다. 일찍 떠나고 싶었으나 여유있게 오후 1:30분 비행기를 예약했습니다.
호텔은 포인트로 홀리데이 인에 묵을까 했습니다. 하지만 올랜도 공항에서 호텔로 택시 이동하고, 다음 날 호텔에서 항구로 또 택시 이동을 해야했습니다. 같이 여행을 가는 아내 친구의 포인트로 올랜도 공항에 있는 Hyatt에서 묵기로 했습니다. 공항 안에 있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니 좋더군요. 택시도 한 번 만 타서 편하고요.
호텔에서 항구까지는 지역 택시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아이가 총 네 명이라 카시트를 그에 맞게 부탁했습니다. 예약 받은 사람이 전달을 잘못했는지 카시트 수량이 안 맞더군요. 다행히 근처에 있는 기사님 집에서 카시트를 설치하고 갔습니다. 항구에서 돌아 올 때는 하선 하기 전 기사로부터 문자가 도착해 있더군요. 하선 후 전화하면 10분 안에 올거라고.
호텔도 택시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단체 옷
아내가 다른 사람들 후기를 많이 읽어보더니 가족끼리 옷을 맞춰 입고 가자고 합니다. 흰 면티 사서 전사지로 원하는 디자인을 입혀달라고 합니다. 구글에서 Disney t shirts for the family로 검색을 하면 온 가족이 입을 수 있는 셔츠가 많이 나옵니다.
대부분 미키 마우스 실루엣을 이용해서 아빠와 아들 티셔츠 도안을 만들고, 미니 마우스 실루엣으로 엄마와 딸을 위한 도안을 만들더군요.
고화질 실루엣은 구하기 힘들어서 대충 파워포인트로 만들기로 합니다. 동그라미와 타원만 가지고 대충 발로 만들면 됩니다. 디즈니 폰트도 구할 수 있습니다. 도안 밑에 가족 이름을 써도 됩니다. 이름을 써놓으니 사진 찍을 때 사진사가 아이들 이름 부르며 편하게 찍더군요.
도안과 글자는 좌우가 바뀌어야 합니다. 제대로 인쇄된 후 전사를 하면 좌우가 바뀌어서 옷에 달라붙습니다. 미리 좌우를 바꿔 놔야합니다.
잉크젯 프린터용 전사지는 많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 컬러 레이저 프린터를 위한 전사지는 많이 없습니다. 아마도 레이저 프린터의 고열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종류가 얼마 없어서 그런지 아마존 프라임도 안 되더군요. 미리 주문하시기 바랍니다. 떠나기 일주일 전에 배송 기다리느라 얼마나 초조하던지.
전사지에는 어떤 방향으로 얼마 동안 다리미로 열을 가해야 하는지 설명이 나와있습니다. 충분하게 열을 가 한 후 떼어 내면 도안이 티셔츠에 달라 붙습니다. 전사지를 떼어내려 했지만 아직 종이에 붙어 있길래 다시 다리미로 열을 가해봤습니다. 그러면 도안이 뭉개집니다. 꼭 집에 있는 헌 면티로 테스트 해보시길 바랍니다.
자석
객실 방문이 철로 되어있나봅니다. 사람들이 여러 도안을 가져와 자석을 붙여서 문에 장식해 놓는다며 우리도 하자고 합니다. Disney cruise door magnet으로 검색하면 많이 나옵니다. 사실 뭐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데, 애들이 좋아할 것 같아 하기로 했습니다.
문에 붙일 자석을 만들자면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 종이에 도안을 인쇄, 오려서 코팅, 뒤에 자석을 붙임
- 종이에 도안을 인쇄, 오려서 자석 종이에 풀로 붙임
- 인쇄 가능한 자석 종이에 인쇄 후 오림
신분증 목걸이 (Lanyard)
승선을 하기 전에 체크인을 하면 Key To The World (KTTW)라 불리는 RFID 카드를 한 장씩 줍니다. 신용카드 크기의 신분증/신용카드/방열쇠 대용입니다. 이 카드로 상점에서 결제하고, 아이들 맡기고 찾고 합니다. 배 밖으로 나갈 때도, 들어올 때도 신분증 대용으로 사용합니다. 지갑에 넣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 빼도 됩니다. 하지만 매번 지갑 넣었다 뺐다 하는 것도 귀찮고, 분실의 위험도 있고 해서 지갑은 객실 금고에 넣어뒀습니다. 목걸이에 KTTW 카드만 넣어가지고 다니면 편합니다.
목걸이는 사실 아무것이나 해도 됩니다. 문제는 카드를 넣을 비닐 케이스입니다. 방수는 안 되어도 괜찮지만, 카드가 빠지지 않게 케이스를 닫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크기가 넉넉해야 넣고 뺄 때 수월합니다.
바닷가에 온 가족이 나갈 때 제가 KTTW 카드를 모두 모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신나게 노는데 발등을 뭔가가 긁고 지나갔습니다. 그냥 무시하려 했지만, 상처가 났을지도 몰라 살펴봤습니다. 비닐 케이스에서 빠진 아내의 신분증이 제 발등을 치고 지나간 것이더군요. 정말 십년감수했습니다. 방수는 아니어도 집락이나 똑딱이처럼 잠글 수 있는 기능이 있는 것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방수 주머니
크루즈 여행 동안 하루에 한 번 이상 물놀이를 했습니다. 배에서도 하고 나와서도 하고. 그 때마다 휴대전화를 다른 곳에 넣어놓기는 힘듭니다. 예전에 전화기 목에 걸고 다니듯, 방수 주머니에 전화기 넣고 다니면 편합니다. 주머니를 열지 않고도 화면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투명하기 때문에 물 속에서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신분증 목걸이 대신 방수 주머니에 신분증 넣어 다녀도 됩니다.
기타 준비물
고려해 볼만 한 잡다한 물건들 나열해보겠습니다.
- 세탁 세제: 부득이하게 세탁을 해야할 경우 세제가 $3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냥 집락에 1-2회 세탁용으로 준비해 두었다가 비상시에 쓰세요.
- 약: 두통, 감기, 해열제 등 상비약, 모기나 벌레에 물렸을 때 바르는 약 정도 준비하면 될 것 같습니다.
- 치약, 칫솔: 뱃삯이 얼만데.. 얼마나 한다고 안 주더군요 -_-
- 손톱깎기: 일주일 쯤 가는거라 미리 깎고 가도 많이 길더군요.
- 구명조끼: 구명조끼를 주긴 하지만, 원래 쓰던 용품이 더 마음에 들어서 들고 갔어요. 대신 부피를 많이 차지해요.
- 래시가드: 10월 중순인데도 캐리비안의 햇볕은 따갑더군요. 썬크림 안 바르고 편하게 다니시고 싶으면 래시가드 필수
- 챙 넓은 모자: 위와 마찬가지 이유로 하나 쓰고 다니면 얼굴이 안 따가워요.
- 스노클링: 스노클링 패키지 하면 줍니다. 패키지 안 하고 그냥 바다에서 해보고 싶으면 하나 사서 가세요. 모래 사장 앞 바다까지 고기들이 놀러 와서 아주 어린 아이들은 스노클링 하러 멀리 안 가도 되더군요.
- 여벌 수영복: 욕실에 빨랫줄이 있어요. 거기에 밤새 말리면 되긴 하는데 5인 가족 수영복은 널기도 힘들고 깜박 잊고 욕실 문 닫고 자면 아침까지 젖어 있어요.
- 쓰레기 봉투: 젖은 옷, 신발, 빨래 등을 새 옷으로 부터 격리 시킬 때 편해요.
- 보온 물병: 바깥 나들이 갈 때
- 비치백 또는 배낭: 야외에 나갈 때, 배에서 물 놀이 할때 물건들 넣어두면 손이 자유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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