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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번개 깜짝 선물(feat. 헐님)

일상

by 목장주 2020. 7. 1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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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영상의 시대에 아직도 블로그에 글 남기는 시대에 뒤쳐진 불쌍한 아재. 이런 글쓴이 기죽지 말라고 무플 방지를 위해 애써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계신다. 사실 딱 2분 밖에 없다. ㅜ.ㅜ 그 중 한 분인 헐님께서 댓글로 오이 농사가 풍년인데 나눠먹을 사람들이 없다며 아쉬워 하시길래 "가까이 계시면 저요!" 하고 손을 들었다. 

 

아내가 미국에 살면서 아쉬워하고 그리워 하는 점도 바로 근처에 사는 친한 가족, 친구들과 음식 나눠 먹는 일. 우리가 친하게 지내는 가족들은 우리 집에서 한 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어서 자주 왕래를 못해 뭔가 혼자 동떨어진 느낌이 가끔 들 때도 있다. 아마 헐님도 비슷한 생각이시지 않았을까. 

 

다행히 헐님 댁이 그리 멀지 않다고 하신다. 직접 오이를 따서 배달까지 해주신다길래 비록 오이 빈곤층이지만, 상추와 깻잎 금수저라 좀 드리기로 했다. 입 맛에 맞으셔야 할텐데..

 

 

 

깻잎이 자라기 전 찍은 사진이라 깻잎은 잘 보이지 않지만 상추는 빽빽하게 자라는 중

 

 

우리 집 오이는 줄기가 주렁주렁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기는 한다. 오이 문외한이 보기에는 저렇게 줄기가 잘 자라면 오이도 주렁 주렁 열려야 할텐데 실상은 어쩌다 1-2개 수확해서 먹는 수준. 아내가 오이 농사 짓는 장인 어른 딸인 것은 안 비밀. 

 

 

 

오이도 호박도 하얀 줄을 타고 계속 승천하는 중

 

토요일 오전 헐님께서 손수 집 앞까지 오이를 배달해 주셨다. 심지어 오이가 계속 많이 열리면 앞으로도 회사 가는 길에 따다가 주신다고. 

 

 

 

 

오이, 피망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 마스크까지 준비해 주셨다. 사실 막내를 위해 자전거도 주신다고 했지만, 이미 하나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나눠드리는게 더 나을 것 같아서 정중히 사양했다. 

 

한 가지 미안한 점은 오신 김에 담소를 나누자고 먼저 제안해 놓고서는, 마침 다른 일정 때문에 길게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보내드려야 했다는 것이다. 다음에 한 번 제대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오이는 고기 구워 먹을 때 같이 먹고 싶지만, 오늘은 일단 저녁을 다 먹고 들어온 관계로 술 안주로 맛보기로 했다. 오늘의 안주는 포장마차 스타일. 오이 기본안주와 북어채 마른 안주.

 

 

 

 

마트에서 샀던 오이들은 수분 함량도 적고 좀 마른 느낌이었는데, 헐님이 주신 오이는 수분 함량도 높아서 맛이 참 좋았다. 조만간 고기 구워 먹을 때 곁들여 먹어도 맛있을 듯. 오이 맛도 좋고, 타지에서 정도 느낄 수 있어서 좋고.  

 

헐님 잘 먹겠습니다! 헐님 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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