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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그릴 팁

일상

by 목장주 2020. 6.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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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 이사오던 날 짐도 다 못 풀었는데 아내는 스테이크와 그릴을 사왔다. 늦은 저녁 덱에서 그릴을 조립하고 고기를 구워 먹은게 이 집에서의 첫 식사였다. 그 후로도 우리 가족은 덱에서 고기를 자주 구워먹었다. 그 동안 배운 것들 별 것 없지만 한 번 방출해 본다. 

 

그릴도 장비빨이다

토치

그릴에 요리를 할 때 귀찮은 것 중 하나가 숯(charcoal)을 피우는 일이다. 물론 기름이 코팅된 숯을 사면 이 일이 간편해 지지만 좀 비싸다. 숯 피우는 작업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Chimney Starter. 아래 사진 같이 생긴 그냥 철재 통이다.

 

 

이 통에 숯을 넣고 밑에 종이나 다른 것들로 불을 붙여주면 아래부터 서서히 숯에 불이 붙기 시작한다. 맨 위에까지 불이 붙으면 그릴에 덜어내서 사용하면 끝.

 

하지만 이 일도 귀찮다. 그래서 가스 토치를 하나 사서 쓴 적이 있다. 부탄 가스통에 바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휴대성이 아주 좋았고 약 3년 정도 잘 썼다. 아래 모양처럼 생겼는데 어느 회사 제품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난다.

 

 

보통 부탄 가스통에 연결해서 쓰는 토치의 단점은 부탄 가스통을 기울였을 때 불꽃이 죽는 점이다. 하지만 내가 사용했던 제품은 누워도 불이 잘 나와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숯이 펑펑 튀며 불꽃이 튀는 경우가 있는데 내 손이 숯과 가깝기 때문에 그 불똥을 맞을 확률이 높다는 점.

 

그래서 유튜브를 뒤지다가 발견한 것이 잡초를 태워 죽이는 Weed Burner였다. 우리는 쪼그려 앉아 호미로 잡초를 뽑는데, 얘들은 그냥 잡초를 태워 죽일 생각을 하다니.. 역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weed burner는 여러 모양이 있지만, 아래 사진 같은 제품이 쓰기 편해보였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프로판 가스통에 연결해서 사용하면 된다. 캠핑에 갈 때는 조그만 프로판 캔에 어댑터를 장착하면 연결이 가능하다. 토치의 길이가 길어서, 숯에 불을 피울 때 불똥에 덜 노출이 된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부탄 가스용 토치에 비해 화력이 엄청 세다. 약 3분이면 숯에 불 붙이는 것이 가능하다. 

 

 

 

온도계

그릴 중에 온도계가 붙어 있는 그릴이 있다. 보통은 사용할 일이 없지만, 훈제 요리를 할 때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훈제 요리는 보통 훈제용 나무 조각을 물에 적셔서 숯 옆에 놓는다. 그리고 숯을 피워 그릴 안의 온도가 어느 정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주기적으로 숯을 넣어주며 몇 시간 기다리면 끝.

 

 

 

 

 

그릴에 온도계가 안 붙어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바람 구멍에 온도계를 꼽아서 확인해 줘야한다. 온도가 너무 낮아지고 있으면 그 때마다 숯 몇 개씩 투척해 주면 된다. 온도는 요리하는 사람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50 안팍으로 유지하면 된다. 불이 세면 금방 익지만 겉이 많이 타고, 불이 약하면 덜 타고 고루 익지만 요리 시간이 오래 걸린다.

 

높은 온도에서는 껍질이 금방 타버리는 ㅠ.ㅠ

 

 

 

 

 

 

 

그래서 큰 맘 먹고 온도계를 하나 구매했다. 아마존에서 $12 정도에 샀는데 그릴에 구멍 뚫어서 끼워주면 끝. 일단 작은 구멍을 먼저 하나 뚫어서 큰 드릴이 쉽게 구멍을 뚫을 수 있게 해준다.

 

 

3/8인치 구멍을 뚤으라고 써있으니 그에 비슷한 두께의 드릴을 가지고 구멍을 뚫어준다.

 

 

구멍 뚫기 완료

 

 

온도계를 꼽아준다.

 

 

뒷면에 너트를 넣어서 고정하면 끝

 

 

불 조절

숯불 구이의 장점은 고기에서 소위 말하는 불 맛이 난다는 점이다. 하지만 불이 너무 세면 불 맛을 넘어 고기가 타버린다. 특히 기름이 많은 삼겹살 구울 때는 고기가 타는 것을 넘어 그을음이 생긴다. 불 맛과 그을음 사이의 줄타기가 그릴 사용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릴을 둘로 나눠서(Two Zone) 사용하라고 한다. 숯을 그릴에 고루 퍼지도록 넣는 것이 아니라, 그릴의 한 쪽에만 숯을 넣어서 불을 붙이면 된다. 아니면 가장자리에 숯을 놓고(Charcoal Snake) 안 쪽을 비워도 좋다. 핵심은 숯이 있는 쪽과 없는 쪽으로 그릴을 나누는 것이다.

 

 

일단 고기를 숯이 있는 곳에 놓아서 직화로 고기를 굽는다. direct heat으로 굽는다는 표현을 쓴다. 불 위에서 굽기 때문에 이쪽에서 굽는 동안 불맛이 생긴다. 어느 정도 고기가 익거나, 기름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숯이 없는 쪽으로 옮겨준다. 숯이 없기 때문에 indirect heat으로 굽는다는 표현을 쓴다. 말은 쉬운데 주기적으로 고기를 옮겨 주는게 여간 손이 많이 가는 일이 아니다. 

 

직화에는 별 상관이 없지만, 훈제의 경우 그릴에 달린 배기구 조절을 잘 해주면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연소의 3요소 중의 하나인 산소 공급을 줄이면 불이 약해지고 온도가 낮아진다. 배기구를 열어서 산소 공급이 원활해 지면 연소가 활발해져서 온도가 높아진다. 

 

그릴 청소

불 피우는 것보다 더 귀찮은 일이 있다면 바로 그릴 청소. 고기를 굽다보니 석쇠에 고기가 달라 붙기 일쑤다. 특히 양념이 있을 경우 금방 타고 더 잘 달라붙는다. 고기는 먹고 싶고, 청소는 힘들고.

 

보통 고기를 굽고 바로 밥을 먹으러 가기 때문에 청소는 뒷전이 된다. 하지만 그나마 청소를 쉽게 하고 싶다면 열이 있을 때 석쇠를 청소해줘야 한다. Grill Brush로 쓱쓱 긁으면 아직 굳지 않아서 잘 없어진다. 이렇게 한 번 굵은 찌꺼기를 다 제거해 놓으면 나머지 청소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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