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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쿠르터와 헤드 헌터들과 일하며 느낀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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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장주 2019. 3. 29.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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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 학교가 좋으면 좋긴 좋다


나: 나를 어떻게 찾았나?


헤드 허터: 링크드인


나: 나의 어떤 점을 보고?


헤드 헌터: 너 좋은 학교 나왔잖아. 경력도 일치하고. 이전 회사들도 유명한 회사고. 의뢰인이 좋아할 만한 이력서의 소유자야


헤드 헌터는 나에게 경력이 일치한다는 이야기 보다 학교가 좋다는 이야기를 먼저했다. 보통 이력서를 쓸 때 경력직의 경우 자신의 기술, 경력을 상위에 쓰고, 학교는 안 쓰거나 맨 밑에 쓰라는 조언을 받았는데 의외의 답변이라 놀랐다. 


내 생각에 출신 학교가 좋으려면 두 가지 중의 하나를 만족해야 한다. 좋은 회사 근처에 있는 학교를 졸업하던가, 아니면 그 분야에서 유명한 학교를 졸업하던가.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금융 회사들과 서부의 IT 회사들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취업 메뉴를 클릭하고 우리 학교에 취업 설명회 언제 오나 살펴봤다. 온라인으로 지원하는 것 보다는 이렇게 학교에 방문하는 직원에게 이력서를 제출하는 것이 인터뷰를 할 성공률이 높다.


회사들이 많이 있는 지역의 학교들 졸업생은 지역적 이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아내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 후 뉴욕 시립대 The City University of New York에 편입했다. CUNY가 위치한 곳은 뉴욕 맨하탄. 금융 회사들은 CUNY에 취업 설명회 가는데 큰 돈 들지 않고, 학생들을 면접 오라고 부르는데 비용이 들지 않는다. CUNY 졸업생들은 이런 지리적인 이점을 활용해서 맨하탄의 금융, 회계 법인에 많이 입사하고 있다. 



링크드인에서 찾아 본 CUNY 중 Baruch College 졸업생들


하지만 타주에 있는 우리 학교에 오려면 직원들 호텔 숙박과 비행기표에 드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한 면접 결정이 난 우리들에게도 비행기표와 호텔을 제공 해야한다. 이렇게 회사가 비싼 돈 들여서 타주 출신을 뽑으려면 다 이유가 있어야 한다. 회사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좋은 학교들 위주로 취업 설명회를 간다. IT 회사들은 그래도 공대로 유명한 우리 학교에 많이 방문했다. 하지만 일부 금융회사들은 이런 우리학교에 눈길도 안 주고 정말 상위 5개 정도의 학교만 가기도 한다. 분발해라 조지아텍!


회사 리쿠르터


이 사람들은 각 팀에서 낸 구인 공고를 보고 사람을 찾아다닌다. 혹은 그 팀의 구인 공고를 보고 지원한 사람들 중에서 추려내어 연락한다. 그리고 팀에 이력서를 넘겨 준다. 전화 인터뷰부터 오퍼를 받는 그 순간까지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다. 간혹 인터뷰 일정은 다른 사람들이 잡아주기도 한다. 


이 사람들과의 연락은 대부분 전화와 이메일로 한다. 리쿠르터들은 전화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내가 지원하는 팀의 위치와 상관없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많다. 시카고 팀과 일하는 텍사스에 있는 리쿠르터에게서 연락이 오는 것 처럼 지역은 일정하지 않다. 따라서 타주에서 온 전화라고 소홀히 하지 말자.


이 사람들과는 처음 전화 통화를 한 30분 정도 하는 것 이외에는 그리 많은 대화를 하지 않는다. 주로 일정 관리가 주된 임무이다. 일전에 만났던 아마존 리쿠르터는 좀 특이하게 인터뷰 예행 연습까지 해줬다. 아마존 리쿠르터가 블라인드에 올린 글은 읽어볼만 하다. 회사별로 조금 다르겠지만 리쿠르터의 역할, 회사 입장에서 본 구직/구인 프로세스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리쿠르터와 대화 중 가장 껄끄러운 부분은 아무래도 희망 연봉이 아닐까 한다. 대부분의 조언은 오퍼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이 주제에 대한 대화를 미루라는 것이다. 나중에 이야기 하자고 했을 때 알았다고 하는 리쿠르터도 있고, 처음부터 끈질기게 물어보는 리쿠르터도 있다. 그래서 미리 그 회사의 연봉 정보를 알고 있는게 중요하다. 그리고 그에 맞춰 원하는 연봉을 정하고 그 것보다 조금 높게 제시해야 한다. 희망 연봉을 물었을 때 쫄지말고 해당 직위의 연봉 범위가 얼마인지 먼저 물어보면 된다. 대부분 범위를 다 알려줬고 그에 맞춰 대답을 하면 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리쿠르터: 고갱님 희망 연봉 까보세요


나: 이 포지션 연봉 범위가 얼마인데요? 


리쿠르터: $100K ~ $120K. 자 고갱님 차례


나: $115K~$130K는 주셔야


리쿠르터: 고갱님 $130K는 좀 무리 데쓰. 조정 가능하지요?


나: 응


물론 위의 대화 패턴이 정답은 아니니 알아서 취사 선택 하시길.


인도계 헤드 헌터


이 사람들은 메일이 굉장히 자주 온다. 거의 스팸 수준. 메일 보낸 지 몇 분 안되서 전화로도 독촉(?)한다. 


메일 읽어봤어? 맘에 들어?


퇴사하고 구직하는 것도 아니고 일 하면서 구직하는 건데 거의 백수 취급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력서 첨삭 서비스를 해주기도 한다. 적극적으로 구직자를 취직 시켜주려는 노력에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첨삭이 부풀리기가 되어 오는 경우도 있다. 비록 헤드 헌터가 부풀리기를 해서 줬지만, 본인이 승락을 한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발뺌을 할 수 없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정정해야한다. 


미국계 헤드 헌터


이 사람들도 이력서 첨삭을 해준다. 단 방향만 조언해 주고 실제 교정은 내가 해야한다. 금융계 고객이 있다는 한 헤드헌터는 이력서를 보더니 구인 공고에 나온 설명 잘 보고 그에 맞춰서 다시 써야 이력서가 통과 될거라며 직접 바꾸길 요청했다. 그 당시 내 이력서는 내가봐도 떨어지기 딱 좋게 생겼다. 글쓰는 것이 싫어서 고등학교 때 이과를 갔는데 이 놈의 글쓰기는 평생 나를 괴롭힌다.


보통은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을 하며 일을 진행하지만, 몇 몇 회사들은 직접 만나서 대화하길 원했다. 두 회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하나는 Jobspring이라는 회사. 이 회사는 회의실이 사무실 안쪽에 있어서 사무실을 관통해야 했다. 직원들은 전부 헤드셋을 쓰고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다. 아마도 자신들이 찾은 구직자들이었으리라. 


회의실에서 같은 팀 동료들이라며 한 다섯 명을 만나서 이야기했다. 무슨 일을 하고 있으며, 어떤 직장 어떤 직무를 찾고 있는지, 연봉은 어느 정도 원하는지, 지역은 어딜 원하는 지 등 다양한 질문을 했다. 그리고 자신이 고객으로 있는 회사의 구인 공고를 알려주며 관심이 있는지도 물어봤다. 나를 더 자세히 알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나를 다른 직원들에게 공유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 느낌이었다.


두번째 회사는 이번 이직을 성사시켜준 회사. 전화로도 설명해 줬지만, 만나서도 고객 사와 구인 공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줬다. 인터뷰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앞선 회사와 확연히 비교가 되었다. 이 회사는 나를 고객사에 합격 시키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 인터뷰 후에도 회사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나 대신 물어봐줬다. 일반적인 퇴근 시간인 오후 5시 이후에도 전화와 이메일로 꾸준히 업데이트 해줬다. 정말 입사를 성공시키기 위한 갖은 노력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헤드 헌터들의 공통점


헤드 헌터들은 나와 한 배를 탄 사람들이다. 내가 입사를 하고 3개월 정도 잘 지내야 성공 보수를 받을 수 있다. 내가 높은 연봉을 받아야 그 들도 높은 성공 보수를 받을 수 있다. 리쿠르터와 달리 이들과는 편하게 지원하는 회사의 연봉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만약 희망 연봉과 거리가 멀다면 부담없이 그 회사에 지원하기 싫다고 말해도 된다. 내 현재 연봉에 대해서도 헤드 헌터들과 편하게 말할 수 있다. 대신 내 현재 연봉 정보를 회사에 공개하지 않는 다는 조건하에서만 해야한다. 


일단 전화 통화를 하면 헤드 헌터들은 나를 그 회사에 넣기 위해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그 회사를 포장하기도 한다. 정말 좋은 회사인지 아닌지 추가적인 조사를 해봐야한다. 회사가 성장하고 있는지, 구조 조정은 있는지, 연봉이 말한만큼 많이 주는지, 복지는 어떤지, 직원들의 평은 어떤지. 블라인드, glassdoor, 링크드인, 뉴스 검색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대부분 한 번 인터뷰에서 떨어지면 연락이 뚝 끊어진다. 회사 리쿠르터들은 경험상 80% 정도 인터뷰 후 당락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헤드 헌터들은 이 비율이 반도 안 되었던 것 같다.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보면 그들도 감이 오겠지. 아쉽게 떨어졌는지 실력이 없는건지. 계속 다른 곳에 넣어봐야 별 볼일 없다 싶으면 연락이 뚝 짜이찌엔! 서류 통과에서 떨어진것이라면 다른 구인 공고를 가지고 다시 연락이 온다.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헤드 헌터들에게 사냥 많이 당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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