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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 Heater 설치

DIY

by 목장주 2020. 10. 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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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였다. 숯불에 고기를 굽는 바람에 온 몸에 숯불 냄새가 가득했다. 샤워를 하고 꿀잠을 잘 생각을 하고 물을 틀고 1분을 기다렸다. 이제 들어가 볼까하고 물 온도를 확인했는데 물이 따뜻하지 않았다. 설마.. 하며 1분을 더 기다려봤지만 물은 차갑기만 했다. 숯불 냄새나는 옷을 다시 입고 지하실에 내려가봤다. 마음속으로는 '아니겠지, 설마. 온수기에 불이 꺼졌을거야'라고 주문을 걸었다.

 

지하실에 들어가서 바닥을 먼저 살폈다. 기계실에서 물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정말 아니길 바랬는데. 온수기에서 물이 새는 이유가 여럿 있고, 그 중에는 쉽게 고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 온수기처럼 수명이 거의 다한 녀석에는 해당 사항이 하나도 없었다.

 

 

겉은 멀쩡하게 생겼지만, 20살이 넘은 할아버지다. 이사와서 따뜻한 물이 안 나오길래 밑에 뚜껑을 열고 불을 다시 켰던 적이 있다. 그 때 온수기 안에 있는 단열재가 축축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수명이 얼마 안 남았던 것을 알긴 알았지만, 이사온지 한 달도 안 되어서 작동을 멈출줄이야.

 

바닥을 닦고, 온수기로 유입되는 찬 물을 차단했다. 그리고 별 일없길 바라며 일단 자기로 했다. 다음 날 아침.. 물은 계속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온수기 안에 있는 물을 다 빼기로 결정했다. 

 

온수기에서 온수가 나오는 수도관을 빼면 기압이 유지가 되어 물을 쉽게 뺄 수 있다. 너트를 풀어서 공기가 드나들 수 있게 빼주자.

 

 

온수기 밑에 있는 꼭지에 호스를 연결하고 근처에 하수구가 있으면 하수구에 직접 흘려보내도 된다. 안타깝게도 우리 하수구는 멀어서 그 방법은 사용할 수 없었다. 대신 5갤런 통에 물을 받아서 지하실에 있는 싱크에 버리기로 했다. 

 

 

50갤런을 비워야하는데 5갤런 통에 약 3갤런만 받아서 옮기려니 참 많이도 왔다 갔다 했다. 이제 물을 다 비웠으니 이제 온수기에 연결된 각종 관들을 제거하자. 온수기의 가스 손잡이를 off로 바꿔준다.

 

 

온수기에 연결된 가스 관도 잠궈준다. 관과 손잡이의 방향이 90도가 되면 잠겼다는 뜻이다. 

 

 

이제 스패너로 너트를 풀고 관을 뽑은 후 온수기를 옮기면 끝! 

 

온수기 무게는 약 170파운드 (약 77kg)이므로 혼자 옮기기 힘들다. 게다가 온수기는 매끈한 원통 모양이라 어디 잡을 곳도 없다.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물건이 바로 dolly. 이사를 위해 사둔 dolly가 있는데 실제 이사할 때는 사용을 안했지만, 다 이럴 때 쓰려고 사뒀나보다.

 

COSCO 4-in-1 Folding Series Hand Truck/Assisted Hand Truck/Cart/Platform Cart with flat-free wheels. 여러 모드로 변환이 되는 이 제품에 온수기를 올리고 계단을 올라가면 아주 쉽게 옮길 수 있다.

 

온수기를 새로 설치해야하니 동네 contractor들에게 연락을 해봤다. 지난 번 집에서 온수기를 교체할 때는 $1,200이 들었다. 설치할 때 기존에 설치된 가스관과 수도관을 이용할 수 있어서 작업이 수월했기 때문에 저렴하게 할 수 있었다.

 

온수기에 연결된 가스관과 수도관 모두 flexible pipe인데, 이것들은 현재 code에 맞지 않아서 모두 hard pipe로 바꿔줘야 한다고 했다. 이 추가 작업 때문에 온수기 교체 비용이 올라갔다. 그냥 온수기 교체를 물어봤을 때와 사진을 보여줬을 때는 약 $300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총 여섯 군데를 물어보고 평균을 내보니 파이프 교체를 포함한 온수기 교체비용은 약 $1,600을 요구했다. 

 

직접 할지, 업체를 부를지 고민을 하다가 기다릴 시간도 없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직접 하기로 했다. 사실 온수기 교체는 어렵지 않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 새로운 온수기 사다가 원래 있던 자리에 놓고 기존의 파이프를 쓰면 된다. 물론 code에 맞지 않기 때문에 파이프 교체를 다시 해야한다. 이 부분은 나중에 $300을 주고 교체하기로 했다. $300을 추가로 쓴다고 해도 전체 비용은 $1,600에 비하면 40% 정도 절감할 수 있었다.

 

견적을 냈던 여섯 곳에서 사용하는 온수기의 브랜드는 Bradford White, AO Smith 밖에 없었다. Bradford White는 개인이 살 수 없고 업체를 통해서만 설치가 가능하다. AO Smith는 Lowe's에서 구매가 가능하지만, 업체를 통해 사는 제품과 일반인이 사는 제품은 모델명이 다르다. 일반인이 사는 모델은 Signature, 업체에서 사는 모델은 Proline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두 제품간에 큰 차이가 없을 것 같기는 하지만,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가 없어서 확실한 차이는 모르겠다.

 

Lowe's에 있는 50갤런 모델은 보증기간이 6년인 제품과 9년인 제품이 있길래 9년인 제품 사는데 $519, 기타 수도관 가스관 교체 비용으로 $60, 총 세금포함 약 $660으로 온수기 교체를 끝내고 하루만에 다시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할 수 있게 됐다. 

 

 

우리 앞으로 20년간 아프지 말고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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