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너를 지켜보고 있다

회사 복지 중의 하나가 휴대전화와 통신비 보조입니다. 통신사는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고, 기기는 아이폰과 갤럭시 중에 고를 수 있습니다. 데이터는 아쉽지만 무제한은 아니고 2기가까지 쓸 수 있습니다. 개통할 때 통화를 해보니 2기가가 넘으면 2기가 미만으로 사용한 사람들의 풀을 모아서 그걸 쓸 수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명목상으로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아니지만 맘만 먹으면 무제한 처럼 사용이 가능할 수도 있어보입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도 통신비가 싼 편은 아니기 때문에 저희 부부는 저렴한 선불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통신비와 전화기를 지원 받을 수 있기에 한 사람이라도 아끼려고 저는 회사 전화기를 쓰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제 손에 아이폰 6S가 들어왔고, 사용한지 1년이 좀 넘었습니다. 보통은 출퇴근할 때 구독한 팟캐스들을 듣습니다. 이미 아이폰에 저장이 되어있기 때문에 데이터 사용량이 2기가를 넘을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오늘 회사 IT 팀에서 이메일이 하나 날아왔습니다.

In the month of March your cell number is showing 18.1gb of data usage.

18.1기가라니요. 뭘 그리 많이 썼을 까요.

출처 : http://www.myniceprofile.com/funny-48269.html

We would like to try to help you determine why your data usage is so high and help you with ways that you can reduce this.

A couple of likely contributors to high data usage are: Streaming Video (Youtube, tv etc) Streaming Audio (Radio station live stream and Sirius radio)

"모르겠지? 알려주께. 음성이랑 동영상 스트리밍 하면 사용량이 많아진단다." 

저 이메일이 저한테만 온게 아니라 매니저에게 참조로 보냈습니다. ㅠ.ㅠ 매니저가 메신저로 말을 걸어옵니다.

too many movies on you phone ;)

i didn’t know that there were people actually keeping track of usage…

"동영상 많이 봤구만. 근데 이렇게 체크하는 사람이 있는지 몰랐네"

처음 받는 이메일이라 그런지 다행히 매니저는괜찮다고 합니다. 

회사 근처에 집을 얻었기 때문에 운전시간은 왕복 30분이 조금 넘습니다. 보통은 구독 중인 팟캐스트를 듣습니다. 하지만! 3월에 탄핵에 관련된 뉴스를 본답시고 출퇴근 때 JTBC 뉴스룸을 비디오로 봤습니다. 주말에 2시간 정도 운전할 일이 자주 있는데 주로 밤에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 때 심심하니 파파이스를 유튜브로 보면서 왔습니다. 보통은 음성으로만 들었는데, 이게 다 최순실 때문입니다. ㅠ.ㅠ 

일단 잘 알았고 데이터 사용 자제하겠다고 답장 보냈습니다. 4월도 벌써 이제 다 되어가는데 4월도 비슷한 사용량이 될 것 같습니다. 한 번 더 경고가 날아올 것 같은데 4월 데이터 사용도 미안하다고 선수를 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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