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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코로나 시대에 이직하기 2

by 목장주 2021.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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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줄거리..

 

 

작년 초 나를 알아주지 못하는 매니저 때문에 이직을 결심하고, 오퍼를 3개나 받았으나 코로나 때문에 2개는 사라지고 1개는 낮은 임금 때문에 거절을 했다. 

 

그 이후 회사에서는 계속 Data Engineer와 ETL 작업을 처리하게 되었다. 우리가 썼던 것은 Talend에서 나온 제품으로 GUI를 통해 원하는 작업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작업을 완료하면 Talend에서는 Java 코드를 생성해 준다. 이게 나한테는 크나큰 단점이 아닐 수 없다. 자바 코드를 생성해주는 GUI를 짜도 모자랄 판에 나 대신 Java 코드를 생성해주는 툴이나 쓰고 앉아 있다니.

 

4년 전 첫 이직을 할 때와 같은 상황이 또 발생한 것이다. 이 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가는 나중에 이직을 꼭 해야 할 때 그동안 뭐 했는지 거짓말이라도 해야 할 판이었다. 

 

코로나 

코로나로 초기에는 인터뷰 하던 중에도 구인 공고가 취소되었다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았다. 구직자들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쉽게 끝나지 않고 장기화되다 보니 다시 채용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직장들은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회사들은 채용을 전부 화상 인터뷰로 대체했다. 즉, 위기가 기회가 된 것이다. 

 

코로나 시대 이전의 채용은 구직자를 회사에 불러들여서 얼굴을 맞대고 인터뷰를 하는 방식이었다. 인터뷰는 오전에 시작해서 보통 4-5시간이 걸린다. 구직자는 인터뷰 전날 비행기를 타고 가서 하룻밤을 자고, 인터뷰를 한 후, 그 날 저녁 또는 다음 날 오전에 다시 돌아온다. 이를 위해 현재 직장이 있는 구직자는 휴가를 최소 이틀을 내야 한다. 하지만 화상 인터뷰로 바뀌고 나서는 반차만 내면 인터뷰가 가능하다. 

 

Braintree

시카고에 위치한 스타트업으로 시작해서 Paypal에 인수된 회사다. 지금은 Paypal이름으로 구인을 하고 있으며 실제 들어가면 Braintree이름이 나온다.

 

코딩 인터뷰

이곳은 인터뷰 방식이 마음에 참 마음에 들었다. 보통 코딩 인터뷰는 30분에 한 문제 정도를 푸는데, 이미 알고있는 문제가 아니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하!" 하며 10분 안에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이미 탈락

 

 

Braintree는 간단한 문제 설명이 담긴 markdown 파일을 하나 보내준다. 거기에 쓰인 입력, 출력, 처리 방식에 따라 프로그램을 구현해서 약 1주일 안에 보내면 된다. 충분한 시간이 있기에 프로그램 구현에는 문제가 없었고 첫 번째 전화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전화 인터뷰

보통은 이 단계에서 각종 지식을 묻는데 여기는 2명의 개발자가 내가 무슨 일을 했고, 각 프로젝트에서 무슨일을 담당했으며, 어떻게 프로젝트를 수행했는지를 물었다. 지식을 묻는 자리가 아니라서 신나게 대답을 했고 인터뷰는 잘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인터뷰 결과는 탈락!

 

 

리쿠르터에게 물어보니 다행히 인터뷰 피드백을 알려줬다.

 

고갱님 제가 개발자들한테 물어봤는데요, Braintree에서는 TDD를 쓰는데 고갱님은 TDD 경험이 일천하다고 하네요. 더 배우고 오세요

 

비록 떨어졌지만 채용 과정, 채용 피드백 공유, 회사 개발 문화 등 모든 게 마음에 들었다. 내가 다음에 꼭 다시 도전한다!

 

Facebook

시카고의 도시 규모에 비해 Facbeook 사무실 규모는 작은 듯하다. 개발자를 따로 뽑지는 않고 Solution Engineer는 뽑는다. 페이스북에 필요한 것들을 개발하는 개발자와 달리 solution engineer는 고객을 만나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솔류션을 만드는 작업을 한다. 개발을 계속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한 번 지원해보기로 했다.

 

코딩 인터뷰

개발자와 화상으로 알고리즘 문제를 푼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아마 정렬된 여러 배열들을 상대로 iterator를 구현하는 이런 비슷한 류의 문제를 풀었던 것 같다. 다행히 통과!

 

온사이트 인터뷰

총 다섯 명과 30-45분씩 인터뷰를 했다. 코딩 인터뷰 2번, 시스템 디자인 1번은 개발자 인터뷰와 동일하지만, Salesperson과의 인터뷰, Hirning Manager와의 인터뷰가 좀 달랐다. 시스템 디자인은 시카고에 있는 solution engineer와 했는데 내 디자인이 그가 원하는 그림이 아니었나 보다. 결과는 탈락!

 

Integral Ad Science

Arris에서 같이 일하던 매니저에게 연락이 왔다. 본인 팀에서 Staff Big Data Engineer를 뽑는다며 관심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같이 일해본 매니저 중에 제일 죽이 맞았던 매니저였기에 주저하지 않고 지원했다. 

 

Criteria Cognitive Aptitude Test

이 회사는 색다른 인터뷰가 하나 있다. 말단 사원부터 C-Suite까지 누구든 피해 갈 수 없는 인터뷰 단계인데 바로 인지능력 테스트. 쉽게 말해 IQ 테스트류의 시험이다. 도형이나 패턴, 숫자 들을 나열해 놓고 다음에 올 것을 묻는 문제들을 풀어야 한다. 어휘, 문장 선택 같은 언어 능력을 묻는 문제들도 있다. 시간이 충분하면 풀 수 있지만, 주어진 시간에 비해 문제의 수가 많아서 다 풀 수 없다. 모르면 찍고 넘기고 알면 얼른 푸는 전략을 취해서 50% 정도는 풀어야한다.

 

매니저가 비슷한 유형의 문제 사이트까지 알려주며 나를 합격시키려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나는 시간 조절을 실패해서 50%에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았다. 다행히 리쿠르터가 수학 위주의 IQ 테스트가 한 번 더 있다며 기회를 한 번 더 주었고 통과할 수 있었다.

 

온사이트

개발자와 간단한 코딩 인터뷰를 끝내고 온사이트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온사이트는 2시간 동안 2명과 함께 했다. 한 명은 Staff 레벨의 개발자, 나머지 한 명은 VP. VP와의 인터뷰는 behavior interview라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코딩 인터뷰. LRU를 구현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한 번 풀어본 문제이긴 하지만 잘 기억이 안 난다. ㅠ.ㅠ 기억을 더듬어 가며 열심히 구현을 하고 있었다. 인터뷰어는 본인이 알고 있는 답과 조금 다르게 진행을 하자 그렇게 구현하면 안 된다며 자꾸 이것저것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그 사람과 실랑이를 벌이느라 구현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결국 인터뷰 시간이 끝났다. 내가 이 문제에 대해 나만의 방식이지만 확실하게 구현을 끝냈으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제대로 구현 못한 내 책임이 크다. 

 

며칠 후 리쿠르터에게 전화가 왔다. VP는 마음에 들어하지만 코딩 인터뷰를 한 개발자가 반대를 했다고 한다. 그럴 줄 알았다 이 ㅅㄲ. 하지만 매니저가 적극 추천한 사람이니 코딩 인터뷰를 한 번 더 해볼 테니 꼭 통과하라고. 

 

그리고 또 Staff 레벨의 개발자와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주어진 문제는 기억이 안 나지만 역시 leetcode에서 풀어본 문제. 풀이 방법은 3가지가 있었다. 가장 최적화된 방법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일단 단순한 방법으로 풀고 최적화에 대해 썰을 푸는 전략을 취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전 인터뷰와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본인이 leetcode에서 본 최적화된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풀기 시작하자 또 내가 틀렸다며 지적하기 시작했다. 하.. 실랑이를 벌이다 시간 초과. 물론 못 푼 내 책임이 크다. 하지만 문제에 대한 여러 해결책 중에 본인이 기억하는 방법이 아니면 다 틀렸다는 인터뷰어들도 결코 옳은 태도는 아니었다. 

 

Braintree와 정말 상반되는 경험이 실망스럽긴 했지만, 지인 찬스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렇게 2020년 하반기 인터뷰를 마감했다. 

 

연말 평가

2021년 1월 매니저와 2020년 연말 평가에 대해 리뷰를 했다. 역대 최악의 점수를 받았던 작년보다 점수가 올랐다. 회사마다 평가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는 없으나 여전히 평가 점수만 보면 역대 2번째로 낮은 점수이긴 하다. 

 

매니저는 작년 한 해 내가 팀에 기여한 점이 많다며 후한 보너스를 안겨주었다. 근데 왜 점수는 낮은지 -_- 같이 일하는 직원과 평가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친구도 점수를 짜게 받은 것 같다. 이 매니저는 원래 점수 짜게 주는 것일지도. 그 직원은 다른 매니저 밑에 있다가 작년에 처음 우리 매니저 밑으로 오게 되었다. 그 직원도 매니저와 이번에 연말 평가 리뷰 때, 작년에 내가 받았던 것 과 비슷한 충격을 받은 듯하다. 

 

작년 한 해 인터뷰를 보며 느낀 것이 있었다. 리쿠르터는 좋아하며 전화를 끊었는데, hirning manager와 이야기한 후 탈락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면

 

  • backend에 필요한 사람을 뽑는데 backend 경험이 부족한 것 같다
  • frontend에 필요한 사람을 뽑는데 frontend 경험이 부족한 것 같다.

좋게 말하면 Full Stack 개발자고, 나쁘게 말하면 이도 저도 아닌 개발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ETL 경험을 한 줄 이력서에 썼더니, Data Engineer 자리가 있다며 연락이 오는 리쿠르터들도 많았다. 게다가 지난 2년간 제대로 된 개발도 안 하고 툴만 쓰고 있고. 

 

졸업하고 9년 동안 일했고, 병특까지 하면 12년 경력인데 이 정도 경력이면 이제 tech lead 수준은 되어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고. tech lead 포지션에 지원해야 원하는 연봉을 맞춰줄 텐데 그런 곳은 서류 탈락이고. 

 

더 늦기 전에 경력 관리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올해는 눈을 낮추고 제대로 개발자로의 경력을 차곡차곡 잘 쌓을 수 있는 곳에 가기로 했다. 

Braze

Customer Engagement SDK를 제공하는 회사다. 아직 스타트업이지만 몇 년 후에 상장을 내다보는 전망이 있는 회사였다. 이렇게 작은 회사와 인터뷰할 때는 glassdoor의 인터뷰 후기가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후기를 다 읽어보니 인터뷰 패턴이 보였다. 괄호를 다루는 문제가 코딩 테스트에 나오고, 온사이트에서는 웹 크롤러 디자인, 카이사르 암호법 디버깅 문제가 나온다고 했다.

 

코딩 테스트

 

 

정말 괄호를 다루는 문제가 나왔다. 문제에 조건을 하나씩 더 추가해서 어렵게 만든다는데 다행히 통과할 수 있었다.

 

온사이트

시스템 디자인에서는 인터뷰어가 문제를 장황하게 설명을 했지만, 핵심은 크롤러 디자인하라는 문제였다. 미리 크롤러 디자인에 대해 공부를 한 덕택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음 인터뷰는 카이사르 암호법을 구현한 함수 디버깅 테스트! 이 부분은 코드를 워낙 압축해서 짜놓은 덕에 반만 해결할 수 있었다. 마지막은 디렉터와 Behavior Interview.

 

디버깅에서 제대로 못한 것이 문제였는지 오퍼를 받는 데는 실패했다.

 

Amazon

아마존에서는 사실 꾸준히 연락이 왔다. 하지만 아마존의 pip 문화, 시애틀로 이주 이 두 가지 때문에 지원을 안 하고 있었다. 하지만 원격 근무가 가능한 팀과 매치해 준다는 말에 혹해서 인터뷰하기로 했다. 다행히 온라인 코딩 문제와 전화 인터뷰는 면제가 되었고 바로 온사이트로 넘어갈 수 있었다.

 

온사이트

3명의 인터뷰어와 코딩 문제, 1명과 시스템 디자인 문제를 풀었다. 그럭저럭 잘했지만 코딩 문제 한 개가 마음에 걸렸다. 원래 문제는 모호하게 주지만, 아무리 계속 질문과 답을 해봐도 궁극적으로 뭘 원하는 문제인지 파악을 제대로 못 했다. 결과는 탈락!

 

E*Trade

좀처럼 보지 못했던 구인공고가 올라왔길래 지원을 해봤다. Senior 레벨이었는데 디렉터와 첫 전화 인터뷰를 잡아주었다. 공고를 보니 Java가 주된 언어여서 Java 관련된 인터뷰 문제들을 다시 훑어보고 전화를 기다렸다. 

 

막상 전화를 건 사람은 Epam에서 E*Trade에 파견 나온 직원이었다. 자바, OOP, Thread 등 흔히 묻는 질문이어서 대답은 잘했고 리쿠르터에게서 다음 단계로 진행하자는 연락도 받았다. 하지만 본인 팀의 직원을 뽑는데 파견업체 직원에게 면접을 보게 하는 것 자체가 이상했다. 디렉터 밑에 면접할 직원이 다 나가서 하나도 없거나, 전부 외주 주는 상황인데 내가 처음으로 정직원으로 들어가나, 등등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최종 면접이 어떤지 궁금했지만, 결국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통보했다. 

McDonald's

최근 몇 년간 맥도날드에서는 구인 공고를 볼 수가 없었다. 모처럼 나온 구인공고 이었기에 얼른 지원했다. 리쿠르터와 이야기를 해보니 개발을 외주 주다가 이제 사내 개발로 돌리면서 인원을 확충한다고 했다. Spring Boot를 쓰기 때문에 HackerRank에서 Spring Boot 프로그램 작성하는 문제가 나갈 거라 했다. 해커 랭크를 통과하면 내가 제출한 소스를 보며 개발자와 인터뷰, Hirning Manager와 Behavior Interview만 하면 된다고 한다. 

 

온라인 코딩 테스트

예상한 대로 해커 랭크에서는 간단한 CRUD를 처리하는 Controller를 작성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각 method에 대해 JUnit 코드는 이미 존재해 있었고, Controller를 구현하고 테스트를 통과하면 끝나는 일이었다. 이 테스트만 통과하면 오퍼를 받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테스트에 문제가 있었다. 컨트롤러에게서 json으로 받은 값을 비교하는 부분에서 에러가 났다. 테스트 코드는 읽기 전용이라 수정이 불가능했다. CRUD 다 구현하느라 시간도 부족한데.. 일단 그 부분을 주석 처리하고 CRUD 다 구현한 후 문제가 생긴 테스트를 통과시키기 위해 Controller 구현을 고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 

 

테스트를 다 통과하지 않아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지 여부는 불투명했다. 리쿠르터에게 사정을 설명하는 이메일을 보냈으나 결과는 탈락! 맥도날드 직원 할인 한 번 받아보나 했는데..

Capital One

작년에 구인 공고가 나왔다면 이미 합격했기 때문에 Team Matching만 하면 되는 거였다. 하지만 Hiring Manager들이 내 경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Team Matching 인터뷰가 잡히지 않았다. 

 

2월부터 공고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원래 같이 일하던 리쿠르터가 아닌 처음 보는 리쿠르터에게서 연락이 왔다. 며칠 후 전화를 하기로 예약을 해놓았는데, 이메일이 다시 왔다.

 

어머 원래 고갱님하고 일하던 리쿠르터가 있었네요. 남의 물건 손대면 안 되는 거라.. 그 친구가 연락할 거예요

 

그리고 며칠 후 작년 8월 이후 연락이 없던 그 리쿠르터가 이메일을 보내왔다. 마치 나에게 맞는 구인 공고가 나와서 연락한 것처럼.. 혹시나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채용 과정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고갱님 그래도 제가 온라인 코딩 테스트는 면제시켜드릴게요

 

온사이트

Capital One은 온사이트 인터뷰를 Power Day라고 부른다. 총 4번의 인터뷰를 하며 매 인터뷰는 약 50분 정도 걸린다. 코딩 인터뷰, 시스템 디자인 인터뷰, Behavior 인터뷰, Case 인터뷰 이렇게 4번을 하게 된다. 

 

회사에 반차를 내고 9시부터 1시까지 인터뷰를 했다. 코딩 인터뷰는 간단한 배열 문제. 많이 풀어봤던 문제라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시스템 디자인은 API를 설계하는 문제였다. 코딩 문제에도 약하지만, 시스템 디자인 문제에는 더 약한데, 다행히 인터뷰어가 잘 이끌어줘서 해결할 수 있었다. 

 

Behavior Interview는 인터뷰어가 시작은 웃으면서 했지만, 질문을 할 때 퉁명스러워져서 좀 걱정이 되었다. 열심히 썰을 풀며 마무리. 마지막은 케이스 인터뷰. 혹시나 했는데 작년과 똑같은 문제가 나왔다. 그냥 개발자들에게 다 똑같은 질문을 하는 듯하다. 재수하는 입장이라 어렵지 않게 썰 풀며 완료.

 

Team Matching Call

리쿠르터는 인터뷰 결과가 좋다며 내 경력을 마음에 들어하는 팀과 미팅을 잡아주겠다고 했다. 하는 일은 backend 위주의 일이었고, Java, Spring Boot, AWS, Kubernetes 등을 이용해서 Data Scientist들이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일이었다. 드디어! 다시 개발자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매니저는 09학번으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Capital One에 입사해서 7년간 근무한 사람이었다. 팀 구성원을 물어보니

 

너님 제일 경력자고, 밑에 주니어 3명 있어. 어때 쩔지?

 

젊은 친구들과 신사답게 프로그래밍 해야겠다. 

 

 

오퍼 및 연봉 협상

작년에 처음 리쿠르터와 전화할 때 희망 연봉을 이야기했었다. 그때 리쿠르터가 이야기한 연봉의 평균 범위가 현 직장의 연봉보다 낮아서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오퍼에 제시된 연봉은 그 평균 범위의 상한선보다 높았다. 내가 얼마나 인터뷰를 잘 봤냐에 따라 오퍼가 달라진다는데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코딩과 시스템 디자인에서 실수를 안 하고 인터뷰어가 원하는 답을 내놓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an offer you can't refuse 수준이 아닌 이상은 협상을 해봐야 하는 것. 두 어번 협상한다고 오퍼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6%

연봉 6% 인상, 사이닝 보너스 100% 인상해주지 않겠는가?

 

작년 하반기에 내내 연락을 안 한 미안함 때문인지, 리쿠르터는 쿨하게 알았다며 곧 연락을 준다고 했다. 

 

3%

 

고갱님 연봉은 3% 인상, 사이닝 보너스는 50% 인상. 쩔죠? 월요일에 정식 오퍼 레터 나갈 거예요

 

아니 은근슬쩍 협상을 끝내버리려고 한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이제 마지막 카드를 쓸 차례.

 

5%

 

연봉 5% 인상해주면 계약서에 사인할게요

 

리쿠르터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월요일에 날아온 이메일은 정식 오퍼레터. 전화를 걸어서 확답을 받기로 했다.

 

금요일 오후에 연봉 5% 인상해주면 사인한다고 답장했는데 봤나요?

 

아 맞다 고갱님 제가 깜빡했네요. 아직 이야기 안 해봤는데, 아마 힘들 거예요. 그래도 이야기는 해볼게요

 

1시간 후에 원하는 연봉으로 정식 오퍼레터가 왔다. 정말 지난 하반기 이메일에 답장도 안 해줘서 속상했는데 다 잊어주기로 했다. 

5%

 

 

JPMorgan Chase (JPMC)

Capital One에서 연락이 계속 없어서 JPMC에도 지원을 했다. 연봉보다 사실 연금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그래도 몇 년 꾹 참고 다시 개발에 몰두하기에는 나쁘지 않아서 한 수 접고 들어갈 생각이었다. 이미 오퍼를 한 번 받아봤기에 자신이 있었고, 곧 리쿠르터에게 연락을 받았다. 

 

다른 회사와 온사이트가 잡혀있으니 JPMC도 얼른 스케줄을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다행히 리쿠르터는 Capital One과 온사이트가 끝나는 날 오후에 2팀과 전화 인터뷰를 주선해 줬다. 첫 팀은 새로운 고객 심사를 당당하는 부서였는데 매니저와 대화가 술술 풀렸다. 두 번째 팀은 매니저와 senior 개발자가 들어왔는데 이야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리쿠르터는 다행히 첫 매니저가 나를 마음에 들어한다며 다음 단계로 진행하자고 했다. 바로 다음 날 온사이트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온사이트

두 번의 전화 인터뷰로 온사이트를 대신한다고 했다. 작년에 인터뷰를 통과해서 그런 건지 정말 간소한 온사이트 인터뷰가 아닐 수 없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코딩 인터뷰나 시스템 인터뷰는 아니었다. 첫 번째 인터뷰는 나와 비슷한 레벨의 개발자와 Spring Boot, Java, OOP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다행히 준비를 잘한 덕에 수월하게 넘길 수 있었다. 두 번째는 경력 2년의 개발자. 먼저 인터뷰를 한 시니어 개발자와 이야기가 안 되었는지 몇몇 주제가 겹쳤다. Java, OOP, Spring Boot, React에 대해 질문을 했고, 난이도가 높은 것들이 아니어서 다행히 잘 대답을 했다. 

 

매니저도 직원들도 모두 이야기가 잘 통했고, 하는 일도 마음에 들었다. 오퍼가 오면 바로 혹해서 사인할 정도로.

오퍼

팀에서 나를 마음에 든다며 오퍼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며 리쿠르터가 연락을 해왔다. 하지만 Capital One 리쿠르터와 달리 이 리쿠르터는 꽤 고압적인 태도였다. 

 

고갱님 $X가 제가 받아줄 수 있는 최고 액수인 거 아시죠? $X 받아주면 연봉에 사인해야 돼요 알았죠? 전에 나랑 희망 연봉 이야기할 때 $X 받아도 괜찮다고 했죠? 다른 회사 면접 본건 어떻게 됐어요? 그 회사가 더 높은 연봉 주면 어떻게 할 거예요? 

 

하.. 일단 주말 동안 아내와 상의를 하겠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다행히 때마침 Capital One에서도 같은 액수의 오퍼가 왔다. 위에 썼듯이 협상이 잘 마무리되어서 월요일에 리쿠르터에게 오퍼 거절한다는 통화를 했다. JPMC 오퍼를 2번이나 거절했으니 아마 당분간은 JPMC에 들어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퇴사 통보

금요일 아침 9시, 범죄 기록 등 Background Check을 통과했으니 2주 후 일을 시작할 수 있느냐며 이메일이 왔다.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갑자기 연락을 받는 바람에 금요일 아침부터 분주해졌다. 

 

회사에 출근을 했다면 매니저 방에 들러서 퇴사한다고 이야기를 할 텐데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그럴 수가 없게 됐다. 그냥 이메일만 딸랑 보내기도 그렇고. 매니저 일정을 보고 빈 시간에 미팅을 하자고 초대장을 보냈고, 거기에 2주 후에 퇴사한다는 내용을 언급했다. 

 

 

매니저는 내가 작년 한 해 팀에 기여도 많이 하고 실적도 좋았는데 나가게 되어 아쉽다는 말을 했다. 같이 일하는 다른 매니저급 직원에게도 온라인 미팅으로 퇴사를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매일 시도 때도 없이 단체 채팅방에서 담소를 나누며 같이 일하는 친한 동료 2명에게도 퇴사를 이야기했다. 그 두 명이 가장 아쉬워하고 가장 축하를 해줬다. 그리고 그중 한 명은 본인도 사실은 나가고 싶은 생각이 있다며 속내를 비치기도 했다. 새 회사에서도 이런 동료를 만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텐데..

 

1줄 요약

어쩌다 보니 최근 3년간 이직 3번. 당분간 이직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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