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urips 가는 김에 가족들도 학교/회사를 빠지고 같이 밴쿠버로 향했다. 내가 학회 참석하는 동안 아내와 아이들은 밴쿠버 여행하고, 잠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호텔에 꾸겨 자면, 하루 한 끼는 사발면, 햇반, 김, 참치, 밑반찬 조합으로 먹으면 되겠지 하며..
아무 생각 없이 환불 불가능한 비행기표를 4장 샀는데 밴쿠버의 별명이 Raincouver 라나. 밴쿠버도 시애틀처럼 겨울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밴쿠버 가본 지 너무 오래되어서 까먹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12월 9일부터 12월 15일까지 약 일주일 있는 동안 3일 비가 내렸다. 산에는 눈이 내리겠지 하며 눈썰매를 타려 했으나 날씨가 안 좋다고 해서 눈썰매도 못 탔다. 스키는 비싸서 못 타고. 그냥 비 맞으며 온 가족이 밴쿠버를 돌아다니는 수밖에. 그나마 다행인 점은 비가 이슬비 수준이라는 점.
공항에 미리 도착해서 글로벌 엔트리 덕에 TSA Pre로 보안 검사 손쉽게 통과. 악명 높은 Air Canada라 걱정을 했지만 별 연착없이 예정된 시간에 잘 떴고, 잘 도착했다. 대신 에어 캐나다는 좌석 지정에 돈을 내야 했다. 제일 싼 표라 그랬나. United는 좌석 지정이 무료였는데 말아지. 게다가 국제선인데도 무료 수화물이 하나도 없었다. 돈을 내고 어쩔 수 없이 짐을 부쳤는데 막상 공항에 가니 1인당 하나씩 수화물을 부칠 수 있도록 태그가 나와서 깜놀.
밴쿠버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 심사를 받는데 몇 명이 함께 왔냐는 질문을 받았다. 5명이 한 가족이라고 했더니 추가 심사 받는 곳으로 가라고 했다. 짐이 많아서 그랬는지, 나름의 규칙이 있는지. 왜 왔고, 얼마나 있을지 질문받은 후 바로 통과.
짐 풀고 먼저 방문한 곳은 Granville Island.
A Lo Mode에서 파는 Pot Pie가 맛있다길래. 밴쿠버에서 팟 파이 한 숟가락을 먹고 깊은 반성을 했다.
아.. 내가 그 동안 음식을 엄청 짜게 먹고 있었구나.
미국에 살면서 음식을 사 먹어 보면 알겠지만 무척 짜다. 그래서 집에서는 안 짜게 먹으려고 노력했고 안 짜게 먹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음식을 한 숟가락 먹어보니 맛도 있는데 평소 집에서 먹는 음식보다 안 짰다. 미국 식당에 길들여지지 않으리.
Public Market에 있는 과일 가게, 기념품 가게 등을 돌아보고 호텔 근처 H Mart에서 먹을 것 사서 첫날 일정은 마무리.
다음 날부터는 업무 시간에 학회 가느라 저녁에만 가족과 함께 했다. 다행히 비가 안 오는 날이라 Stanley Park에 자전거 타러 갔단다. 22년 전 동생이랑 자전거로 이 길을 지나갔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지나가는 중.
자전거 타다 지치면 물수제비 뜨고, 날도 추운데 신발은 다 젖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신발 갈아신고 근처 증기 시계 보러 갔단다.
22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로등은 그대로구나.
원래 증기 시계가 연주하는 음악이 있었는데, 우리 오기 전 테일러 스위프트가 와서 콘서트 한다고 음악을 테일러 스위프트 노래로 바꿨단다. 온 동네가 테일러 스위프트 기념품으로 도배가 되었고, 호텔 값은 엄청 올랐다. 스위프트 경제의 힘은 막강했다.
가족들은 딤섬 먹으러 딤섬 집에 갔는데 딤섬은 점심에만 한다고 해서 그냥 포 먹으러 갔다고 한다.
다음 날은 비가 안 오므로 하이킹 하는 날. 밴쿠버에 출렁다리가 2개 있는데, 카필라노 출렁다리(Capilano Suspension Bridge)는 멀고 비싸서 그냥 가까운 린 캐년 출렁다리(Lynn Canyon Suspension Bridge)에 가기로 했다. 막내가 힘들어할까 봐 걱정했는데 그래도 나름 선방한 듯.
왜 우리 애들은 물만 보면 그냥 지나치지를 못하는 걸까. 날도 추운데 꼭 물장난을 해야..
오늘 저녁은 다 같이 Shipyard Christmas Market을 가보기로 했다. 다행히 학회가 열리는 Canada Place에서 강만 건너면 되는 가까운 곳이었다.
시카고 다운타운에서도 이와 비슷한 Christkindlmarket이 있다. 하지만 행사장이 너무 좁고, 사람도 엄청 많고, 주문한 음식 나오는데 한참 걸려서 별로였다. 그래서 여기도 기대를 별로 안 했는데..
맛있어 보이는 직화 치킨
막내는 회오리 감자가 먹고 싶다길래 사러 갔는데 한국인이 하는 가게였다. 한국 사람 왔다고 물도 하나 공짜로 주셨다.
크리스마스 테마지만, 손톱도 팔아요.
오랜만에 산타 할아버지와 사진도 찍고.
아이들은 여기서 저녁을 먹고, 나와 아내는 남한산성(South Castle Korean Restaurant)에 가서 순대를 먹기로 했다. 마침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멀지 않기도 했고.
생각보다 식당이 작은데 다섯이 들어가려 하니 좀처럼 자리가 나지 않았다. 밖에서 거의 1시간 가까이 기다린 듯. 역시나 짜지 않고 담백했다. 배불리 먹고 오늘 일정 마무리.
4일 차에는 UBC Campus Tour를 갔다고 한다. 큰 애가 중학교 졸업반이다 보니 어딜 가면 동네 대학 구경하는 걸 꼭 해본다. 학교 설명 잘 듣고, Kitsalino 해변으로 놀러 갔다.
일단 물이 있으면 놀고 보는 우리 아이들. 이러다 북극곰 수영대회도 나갈 듯.
학회 마치고 저녁은 가족과 함께 Dynasty에 가서 만두를 먹기로 했다. 처음 먹어보는 속에 국물 들어 있는 만두가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이 좋아해서 시킨 디저트.
저녁을 먹고 장도 볼 겸 한남 수퍼마켓에 들렀다. 아이들은 근처 Bubble World 버블티 집에서 버블티를 마셨는데 매장 안에 오락기가 있는 게 아닌가. 오랜만에 해보는 하이퍼 올림픽, 기록을 모두 다 갈아치워 줬다. 내가 버튼을 연타하는 모습을 본 둘째는 어떻게 그렇게 빨리 연타할 수 있냐며 감탄을 했고, 자기도 해 보겠다며 하이퍼 올림픽만 한 30판은 했다.
막내는 스트리트 파이터 2를 재미있어해서 갖가지 캐릭터로 괴롭혀 줬다. 블랑카로 피 빨아먹고 전기로 감전시키기, 달심으로 불 쏘기, 류로 장풍 쏘기, 혼다로 때 밀어주기 등등.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모욕감을 크게 줬던 공격은 블랑카로 피 빨아먹기였던 듯.
하루는 가족과 함께 밴쿠버를 돌아다녔다. 12세 이하는 공짜로 버스/지하철 이용이 가능했다. 요금은 컴파스 패스라는 것을 구매해서 사용해도 되고, 그냥 칩이 달린 신용카드로 결제해도 된다.
우리 회사 사장님은 Discover Finaicial Services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유 중의 하나는 Visa, Master 같은 결제 네트웍을 가지고 싶은데 디스커버가 자체 결제 네트웍이 있기 때문이었다. 근데 밴쿠버 대중교통 단말기를 보니 Disocver는 없네 ㅠ.ㅠ
느즈막히 일어나, CF Pacific Centre에 가봤지만 12세 미만 남자아이들은 전혀 감흥 없었다. 다음 장소는 Vancouver Public Library.
도서관에 가서 옥상에도 가봤지만, 비 오고 바람 불어서 1분 만에 다시 들어왔다. 22년 전에는 날 좋은 날 왔었는데. 20년이 지나도 가로등은 안 바뀌는구나..
Park Royal에서 쇼핑 좀 하고, 영화 한 편 보고, The Boat house에서 저녁을 먹었다. 나름 바닷가 앞이라 갔는데 너무 어두워서 바다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다음 날은 English Bay에 가서 굴 주웠다고 한다. 초장 발라 먹었어야 하는데..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지만, 왜 바지를 걷고 슬리퍼 차림으로 물에서 노는 건지..
밴쿠버 또간집 버블티 가게. 1시간이 넘게 또 하이퍼 올림픽과 스트리트 파이터 2만 주구장창.
돌아오는 비행 편은 아침 8시 30분. 또 한 번 글로벌 엔트리가 빛을 발휘하는 순간. 캐나다에서 미국 들어가는 비행기는 국내선 터미널로 도착해서 그런지, 입국 수속을 미리 한다. 글로벌 엔트리 키오스크에서 사진 찍으면 입국 심사 끝.
이렇게 밴쿠버 7일 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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