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트권은 요일마다 요금이 다르다. 주야 티켓은 평일 $59지만, 토요일은 $79, 일요일은 $65, 연휴 기간은 $85. 크리스마스에는 특별히 리프트 $25, 렌탈 $25로 할인을 한다고 한다. 크리스마스는 다들 가족들과 보내서 스키장이 한가한가보다 대박 할인을 해주는 것 보면. 25일에 타면 제일 싸지만, 그 날 오후에 5시간은 운전해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오늘 타고 24일은 쉬면서 몸 회복하고 25일 쌩쌩한 몸으로 5시간 운전하는게 나을 것 같았다. 아내는 본인이 운전할테니 더 타라고 하지만 절대 아내를 못 믿어서 그러는거 아니다.
6세 이하의 어린이와 80세 이상의 어른의 경우 리프트가 공짜! 내년까지 둘째는 리프트권 비용이 들지 않는다. 아이들의 경우 강습 후 추가 $15만 내면 리프트 이용이 야간에 가능하다.
아이들 강습 이튿 날이지만, 아직 강습 전용 슬로프에 있기 때문에 오전에는 혼자 타고, 아이들이 일반 슬로프로 이동하면 사생팬 처럼 따라다니며 인간 GoPro 하면 될 것 같았다.
리프트권 구매는 렌탈 샵 입구에서 하면 된다. 나머지는 강습과 같다. 리프트권 구매 후 장비 렌탈 폼을 작성한 후 신발과 보드를 빌리면 된다.
$45이면 20대에는 비싸서 타보지도 못한 버튼 제품으로 풀 장착이 가능하다!
아무리 주중이라고 하지만, 사람이 정말 없다.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 역시 사람은 정말 없다. 한국 스키장에서 보드 타던 기억으로는 약 5분 보드 타기 위해 10-30분 동안 줄을 섰는데.. 줄 서는 시간이 5분도 채 안된다. 한 시간 동안 보드를 너무 많이 타서 힘들다고 느낄 정도로 사람이 없어서 반나절만 타도 한국에서 한 나절 탄것 같은 체력 소모를 느낄 수 있다.
리프트에는 안전바가 있지만, 이 사람들은 무슨 깡인지 안전바를 내리지 않는다. 심지어 어떤 슬로프의 리프트는 안전바도 없다.
같이 탄 옆자리 아저씨한테..
나: 안전바 내려도 괜찮아?
낯선이: 응. 내리면 좀 마음의 안심이 되지?
안전바를 내리건 안 내리건 안전에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나보다.
스키장 입구에 보이는 4개의 슬로프는 가장 붐비는 슬로프다. 붐빈다 해도 한국 스키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가함을 자랑한다. 그래도 슬로프의 여러 코스가 리프트 타는 곳에서 합쳐지기 때문에 아이들이 타다 충돌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긴 한다.
슬로프 정상에서 좀 뒤로 내려가면 3개의 슬로프(The Backyard, The Ridge, North Face)가 더 있는데 그 곳은 이용객이 앞쪽의 1/3도 안 될 정도로 한가하다. 이 곳은 앞 쪽의 슬로프처럼 병목 구간에 사람이 거의 없어서 좀 더 안전하게 아이들이 연습할 수 있다. 대신 뒷쪽의 슬로프의 쉬운 코스는 4시 30분이면 닫기 때문에 강습이 끝난 이후에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나중에 다시 와서 레슨을 안 받는다면 아이들과 함께 하루 종일 뒷쪽에서만 타면 될 것 같다.
보드를 너무 많이 타고 내려오니 정말 힘들어서 잠시 쉴겸 카페에 들렀다.
슬로프에서 들어올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식당에는 버거, 치킨 등을 팔고 있다. 아이들이 이곳을 바라보며 슬로프를 내려오기 때문에 이곳에 앉아서 쉬면 아이들이 내려오는 모습을 정면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을 볼 수 있는 곳은 이 곳 말고 회의장이 있는 Crystal Center 2층에서도 아이들을 볼 수 있다. 그 곳에는 탁자가 마련되어 있어서 외부 음식을 가져와 먹을 수 있다.
한 층 아래로 가면 피자와 서브를 판다.
드디어 아이들이 일반 슬로프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되었다. 인간 고프로 모드 시작. 둘째처럼 어린 아이가 리프트에 탈 때 양 옆에 서면, 직원이 타는 것을 도와준다. 첫 날 스노보드의 경우 강사 1명에 아이들 7명이 붙어 있어서 좀 아쉬었지만, 다행히 오늘은 1:4의 비율로 줄었다.
슬로프에 올라가 보드를 타고 내려오기 전 강사가 아이들에게 유의 사항을 가르쳐 준다.
슬로프의 가장 쉬운 코스를 타고 내려가긴 해도 강습 전용 슬로프보다는 경사가 가파르다. 그래서 한 번에 내려가지 않고 여러 번 쉬어서 내려간다. 아이들이 넘어지고 구석에 쳐박히기 일쑤여서 강사는 수시로 바인딩을 풀러서 애들을 구석에서 끄집어 낸다. 정말 극한 직업이 아닐 수 없다.
스노보드 팀을 뒤로 하고 이번에는 스키를 배우는 둘째를 따라갔다. 강사가 먼저 인사를 하며 나와 아들을 기억한다고 했다. 많은 수의 강사들이 이 리조트에서 일한지 오래 되었다고 한다. 강사들의 나이대도 대학생부터 콧수염 멋지게 길은 할아버지까지 다양하다. 옆에서 지켜본 바에 의하면 다들 친절하게 잘 가르쳐준다.
아들 녀석은 스키를 2년째 하다보니 스노보드를 올 해 처음 배운 애들과 달리 슬로프를 잘 내려간다. 아빠가 뒤에 있다고 뒤를 돌아보고 말을 걸고.. 이제 좀 탄다고 속도내서 씽씽 먼저 내려가고. 급기야 강사도 나한테 와서는
강사: 저 아버님.. 계속 곁에 계시면 애들이 제 말을 안 들어서요. 이제 자리 좀 비켜줄래?
한 번만 슬로프를 같이 내려올 생각이었지만, 나 때문에 더 말을 안 들을 것 같아서 얼른 잽싸게 자리를 피했다.
원래 계획은 아이들과 저녁에 같이 슬로프에 올라가서 타는 거였지만, 큰 딸이랑 실랑이를 벌이다 그냥 강습용 슬로프에서 몇 번 더 타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강습용 슬로프는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이라 리프트 추락 걱정하는 것보다는 마음이 편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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