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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람들과 함께 보낸 설

일상

by 목장주 2018. 2. 21.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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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에 중국인 가족이 삽니다. 그 집 막내가 저희 집 큰 애랑 비슷한 또래이고, 정서도 비슷해서 친하게 지냅니다. 작년에 처음 설 때 파티한다고 초대 받아서 가고 올해도 오라고 해서 또 놀러 갔습니다. 


현관문을 들어가면 복자가 지붕에 걸려있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복자를 거꾸로 달아놓는다던데 여긴 제대로 달려있네? 하고 물으니 사람마다 다르다고 합니다.





거실 책장에 쥐, 말, 호랑이 그림이 있습니다. 가족은 네 명인데 띠가 세 개라서 물어보니 부부가 같이 말띠라네요. 저랑 띠동갑인데 막내가 저희 큰애랑 같은 또래라니 완전 늦둥이라고 생각했지만 저도 마흔에 늦둥이를 얻었기에 ^^ 


중국 가족 - 띠



주방에 음식을 모아놓고 일단 먹기 시작합니다. 

 




음식은 각자 하나씩 준비해오기로 했습니다. 치토스는 왜 저 위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메뉴는 다양했습니다. 돼지 귀랑 혀, 닭발, 소고기, 해물, 야채 등등. 




닭발은 매운 양념이 아닌 간장 양념이라고 합니다. 닭밝은 원래 안 좋아하니 패스! 


아내가 먹어보라며 건네준 돼지 고기 입니다. 훈제 고기인 줄 알았는데 이게 돼지 혀 요리 입니다. 맛은 족발 + 스팸 같았습니다. 이상한 냄새도 없고. 기름도 별로 없이 담백한 맛입니다. 





양꼬치엔 설날에는 칭따오





다행히 아내가 해간 잡채는 완판!




어른들도 아이들도 맛있게 일단 저녁을 먹었습니다. 





작년에는 평상복이었는데 올해는 중국식 옷을 입은 어린이들이 있네요. 





밥을 다 먹더니 만두를 빚자고 합니다. 이 집은 평소에도 만두를 즐겨 먹습니다. 내용물은 우리랑 좀 달라서 맛이 다르지만 맛있습니다. 미리 준비한 만두속과 밀가루를 내 놓자 손님 중의 한 명이 만두피를 만듭니다. 

 




옆에서 반죽을 잘라주면, 밀대로 쓱쓱쓱.





저도 옆에 앉아서 만두를 만들었습니다. 오른쪽에 나온 손이 제 손. 





공룡 비늘같이 생긴 만두와 동그란 만두는 제가 빚은 거고, 민무늬 만두는 다른 손님이 만든 겁니다. 




CCTV에서 하는 방송을 보며 만두를 빚더군요. 꽁트, 노래, 춤, 각 지방 축제 영상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더군요. 





찾아보니 제가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전형적인 중국 설 풍경 재현(?)이더군요.




만두를 빚으며 올림픽, 육아, 한의학 등 여러 이야기를 하며 재미난 시간을 보냈습니다. 만약 제가 네이퍼빌이 아닌 북쪽에 살고 있다면 만두 빚으며 한국 친구들과 편하고 더 재밌게 이야기하며 보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좀 남았습니다. 여기 모인 중국인 가족들도 아이들을 주말 중국학교에 보내면서 친해졌다고 합니다. 저도 친한 가족들이 주말 한국학교에 보내면서 친해진 경우거든요. 그래도 정서가 생판 다른 미국인들과 보내는 것보다는 재밌었습니다. 


해외에 계신 다른 분들도 즐거운 설 보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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