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우리집에는 근사한 정자(gazebo)가 있었다. 정자는 더운 날 그늘을 만들어줘서 아이들이 놀 수 있었다. 나에게는 비가와도 걱정 없이 고기를 구울 수 있는 우산이 되어줬다.
집을 샀는데 전주인이 비바람이 몰아칠 때는 정자 지붕을 떼라고 조언을 해줬지만, 눈이 오는 날은 어떻게 하라고 조언을 해주지 않았다. 정자를 가져본 적이 없는 촌놈은 눈이 엄청 오던 날 밤 깜놀하게 되는데...
결국 부서진 지붕을 뜯어내고 부품을 찾아보기로 했다.
망할 놈의 회사는 부품만 안 팔고 새 제품만 팔더라. 하는 수 없이 새 제품을 사서 지붕만 달았다. 아직도 기둥 부분은 지하실에서 코 자는 중이다.
그렇게 눈에 호되게 당한 후 겨울이 되기 전 항상 지붕에 연결된 천을 제거해서 지하실에 모셔두고는 했다. 지붕 천 제거 작업은 생각보다 귀찮은 작업이었다. 주로 추워질 때 하다보니 작업 환경도 좋지 않았다.
작년 겨울 어느 갑자기 눈이 오던 날, 눈의 양이 얼마 안 되길래 지붕 천 제거를 다음 날로 미루기로 했다. 하지만 왜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는지.. 눈은 얼마 안 왔는데 물을 잔뜩 머금은 눈이어서 또 지붕은 무너졌다. $400 정도 들여 또 새 제품을 사서 지붕만 설치하는 일은 더 이상 하지 않았다.
지붕 없이 따가운 햇볕 아래 애들을 방치할 수 없어서 지난 번에는 텐트 바닥에 깔던 타프를 임시로 달아놨다. 원래 커다란 타프를 텐트 크기에 맞춰 잘라 놓았기 때문에 정자 크기에도 맞지 않았다. 타프의 일부를 잘랐기 때문에 줄을 연결할 수 있는 구멍도 2곳 밖에 없어서 야적장 거적처럼 보였다.
홈디포에 검색해 보니 정자 크기와 비슷한 타프가 있었다. 가격도 달랑 $7. 설치해보니 크기도 딱 맞고, 지저분해 보이지 않아서 좋다.
더 중요한 점은 구멍이 모든 곳에 있어서 설치와 해체가 아주 쉽다는 점. 내가 없을 경우 아내도 손 쉽게 고무줄(bungee cord)로 연결이 가능하다.
형형 색색의 멋있는 캠핑용 타프들을 사고 싶었지만, 최소 $50은 줘야했다. 멋진 타프 못 사줘서 미안하다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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