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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헌혈 후기

일상

by 목장주 2019. 5. 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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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Red Cross

회사가 입주한 건물에서 헌혈 행사가 있으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가라고 American Red Cross에서 온 이메일을 포워딩 해줬다. 수 십년 전 대학교 원서를 넣기 위해 서울역에서 기다리던 중 어떤 아줌마에게 잡혀서 반 강제로 헌혈을 시작한 후 약 10회 정도 헌혈을 했다. 하지만 헌혈의 집이나 번화가에 있는 버스에서만 헌혈을 해봤다. 이런 찾아가는 서비스는 처음이다. 한국에서 쓸 피도 모자란 판에 남의 나라에 피를 주는게 좀 안타깝기도 했지만, 전 지구적으로 좋은 일이다 생각하고 가보기로 했다. 절대 한 30분 농땡이 피울 수 있어서 갔던 것이 아니다.

 

찾아가는 서비스라 그런지 헌혈 하기 전에 미리 온라인으로 등록을 해야 가능하다. 헌혈 당일에 누가 한 명 혹시나 해서 왔는데 안 된다며 바로 돌려 보냈다. 침대에 자리가 남았는데 그런거 상관 안했다. 완전 쿨함.

 

안 돼 돌아가

 

예약을 하고나면 이메일, 문자, 전화로 예약 확인 메세지가 온다. 분명 이메일로 확인 버튼을 눌렀던 것 같은데 문자와 전화로 재차 확인을 했다. 집착 장난 아닌듯. 

 

헌혈 당일

9:15분 예약인데 10시에 회의가 있어서 좀 일찍갔다. 이미 사람이 많이 하고 있어서 기다리면 어쩌지 하고 갔지만, 내가 2등, 내가 2등이라니!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계

 

접수를 받는 직원이 안내문을 주며 앉아서 읽어본 후 돌려달라고 한다. 안내문에는 헌혈 하면 안 되는 경우에 대해 잔뜩 써 있었다.

  • 몸 상태가 안 좋은가? 그럼 안 됨
  • 무슨 무슨 약을 먹었는가? 그럼 안 됨. 심지어 아스피린도 안 됨.
  • 무슨 무슨 주사를 맞았는가? 그럼 안 됨.
  • 기타 등등

 

다 읽고 나서 간호사와 앉아서 컴퓨터에 접수를 한다. 신분증 확인하고, 혈압, 맥박, 헤모글로빈 검사(?)를 수행한다. 그리고 또 질문지를 노트북으로 보여주면서 대답을 하라고 한다. 아까 안내지에 나왔던 것과 비슷한 질문을 한다.

 

홍역 등 전염병 예방 주사 안 맞은 사람과 같이 있던 적이 있나? 이건 사실 잘 모를 것 같다. 워낙 미국에 예방주사 안 맞는 사람이 많다니까. 각종 질병에 노출이 되었는지, 특정 지역을 여행했는지 등 가능한 질병에 대한 노출을 걸러내는 질문이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질문은 남자와 잔 적이 있는가, 성매매를 한 적이 있는가 등 성관계에 관한 질문도 있었다. 예전에 한국에서 헌혈할 때는 없었던 질문인 것 같은데.

 

 

기나긴 서류 작업을 마치고 드디어 침대에 누울 수 있었다. 헌혈이 얼마나 걸리나 물어봤는데 5-10분도 안 걸린다는 대답을 했다. 분명 예전에는 좀 오래 걸렸던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헌혈한 지 한 10년 넘어가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굵은 바늘을 쿡 하고 꼽는데 좀 아팠다.

 

고갱님 미안..

 

그리고 열심히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니 정말 10분도 안 되어서 끝났다.

 

끝나고 밴드 붙이고 쉬라고 마련된 자리에 갔다. 아이스박스에 물과 오렌지 주스가 준비 되어있었다. 그 옆에는 각종 과자, 초콜렛, 건포도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기념품, 영화표 이런 거 없다. 심지어 헌혈증도 없다. 물론 온라인으로 기록이 되니 상관은 없다만.

 

니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양하게 준비했어...

 

왕좌의 게임과 제휴를 맺어서 실물 크기의 철 왕좌를 주는 행사를 하긴 한다. 4월 30일까지 헌혈을 하면 자동으로 응모가 되고 한 명을 뽑아서 준다고 한다. 티리온 포스터는 공짜. 너무 빨간색이라 어린이들이 보기엔 좀 그래서 집에 붙여놓는 건 패스.

 

 

아직 ARC 홈페이지를 자세히 안 살펴봐서 나중에 수혈 받을 때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안 그러면 이거 대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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