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icon Valley라는 미드를 재밌게 봤다. 거기에 보면 영어를 대환장 파티 수준으로 못하는 중국인 개발자가 하나 나온다. 처음에는 듣보잡 개발자로 입사했지만, 나중에 회사 지분을 떡하니 갖게 되는 재밌는 캐릭터다. 근데 이 역할을 맡은 배우, 알고 보니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었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봤는데, 꽤 재미있었다. 영어도 대환장 파티가 아니라 아주 잘 하더만. 예전 미드 히어로즈에서 히로가 영어 되게 못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배우 아이비 졸업하고 ILM에서 일한 경력자였다는 것과 비슷한 충격이었다.
각설하고, 역시 홍콩 출신이라 그런가 중국과 아시아 관련 유머를 아주 찰지게 소화한다.
아내한테 쇼츠 비디오를 몇 개 보여줬는데 우리 둘 다 개그 코드가 맞아서 바로 팬이 되어버렸다. 그러던 어느날, 지미 양이 시카고에 온다는 소식을 들고, 고민 고민 하다가 결국 표를 예매해 버렸다. 고민은 배송을 늦출 뿐.
공연 당일, The Chicago Theatre에 도착하니, 웬걸 공연은 매진이었다.
예상대로 많은 중국인 관객이 많았는데, 놀랍게도 백인들도 30-40%는 되더라고. 공연장 앞 S석은 못 갔지만, 그래도 저 멀리서 지미 얼굴 실루엣 정도는 감상 가능했다. 여기에 내 상상력을 가미하면 4K로 업스케일링 되는 거니까.
쇼 시작 전에 3명의 코미디언이 나와서 바람을 잡았다. Victor Tran 셋 중 제일 경력이 없는 티가 팍팍 났다. 심지어 극장 구석탱이에 앉아 있던 나조차도 그의 긴장감을 느낄 정도. Cam Rowe, 빅터보다는 나았지만, 아직 뭔가 덜 익은 느낌? 마지막은 Michael Yo. 셋 중 제일 잘했다. 근데 뭔가 익숙한 얼굴이라 했더니, 유튜브 쇼츠에서 많이 봤던 그 마이클 요였다. 대박!
혹시 몰라 마이클의 공연 일정도 찾아봤는데, 시카고 일정은 없더라. 티켓 가격은 지미 공연의 1/3 정도 밖에 안 되던데 아쉽다. 마이클 형, 지미 보다 더 유명해 져야해!
7시 부터 시작 예정이었던 공연은 약 30분 정도 늦게 시작했고, 1시간 정도 오프닝 공연이 있었다. 1시간 반만에 드디어 지미 양 등장! 스타는 늦게 나오는 법이라지만, 미국 공연도 이러리라는..
지미의 공연도 약 1시간 정도 했다. 총 약 2시간 넘게 정말 쉴 새 없이 웃었다. 아내와 단 둘이 뭔가 보러 온 게 설경구 주연의 타워 이후로 처음인듯. 찾아 보니 그게 2012년 개봉작이네. 둘이 밖으로 나오는데 13년이나 걸리다니 참.
지미의 공연 중 기억에 남는 건 당연 이민자의 주변인 서사였다. 이민자나 이민 2세라면 아마 백퍼 공감할 이야기. 미국에서는 백인이 아니라서 아웃사이더고, 고향에 가면 또 미국인 취급받는 그 애매한 정체성. 과장이 좀 들어갔겠지만, 유머로 이걸 절묘하게 풀어내더라. 웃다가 문득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그런.
지난 투어 공연도 투어가 끝나고 시간이 지나니까 공연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던데, 이번 공연 영상도 얼른 올라왔으면 좋겠다. 영상 기다리며 정말 아내랑 깔깔 거리며 봤던 클립하나 투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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