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가끔 갈아주면 칼이 잘 든다고 아내가 정말 좋아한다. 내가 과일을 깎아도 칼이 잘 들면 기분이 좋긴 하다. 결혼 초기에는 숫돌로 칼을 갈았다. 큰 맘 먹고 주방 한 켠에 물을 받아 놓고 공들여 쓱싹쓱싹하면 칼이 잘 갈린다. 하지만 너무 무딘 숫돌이라 주변에 돌가루가 엄청 지저분하게 쌓였다.
그러다 다른 사람 칼 선물해주느라 인터넷 구매를 했더니, 상점에서 몇 개월 후 선물이라고 칼갈이를 보내줬다. 쇠로 된 이 제품의 성능이 의심스러워 안 쓰고 있었는데 한 번 써보다 숫돌보다 간편하게 칼을 갈 수 있었다. 그냥 쓱싹 몇 번 하면 칼이 잘 갈렸다. 대신 쇠와 쇠가 마찰하다보니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나는게 흠이었다. 나는 잠깐 거북하고 끝이었는데 아내는 닭살 돋으면서 너무 소름돋는다며 살려달라며 애원을 한다.
준비물
코로나로 할 일도 없고, 남아도는 파워와 HDD도 있어서 전동 칼갈이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필수 준비물은 다음과 같다.
- 컴퓨터 파워
- 하드 디스크
- 사포
- 별 모양 드라이버
- 전선
추가로 있으면 좋은 것들은 다음과 같다.
- 스위치
- 상자
하드디스크는 일반 십자드라이버로는 분해가 불가능하다. 별처럼 생긴 나사를 풀어야 하는데 $10 정도면 별 드라이버 세트를 구매할 수 있다.
스위치는 컴퓨터 파워의 전원을 켜고 끄는 용도인데, 있으면 칼 가는 작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없다면 그냥 전원 코드를 꼽으면 전동 숫돌이 작동하고, 전원 코드를 뽑으면 전동 숫돌이 멈추게 하면 된다. 동네 철물점에 가면 $3 정도에 구매가 가능하다.
하드 디스크 분해
하드 디스크 분해는 그냥 나사만 풀어 주면 된다.
다 풀었는데 안 열린다.
스티커 아래에 사랑니처럼 나사가 하나 더 숨어있다.
일자 드라이버나 다른 납작한 도구를 사용해서 상판을 들어주면 하드 디스크의 속살이 보인다.
드디어 보는 하드 디스크의 속살. 거울 같은 원판이 디스크/플래터고 그 위를 오른쪽 기다란 세모 같은 녀석이 돌아다니며 자료를 읽는다. DOS에서 PARK 명령을 기억한다면 당신은 옛날 사람!
먼저 덮개를 제거하자.
여기서도 계속 나사를 풀어주면 된다. 덮개를 분해한다. 이제 암(Arm)을 제거하자.
우측 하단의 세모 모양의 판은 안에 강력한 자석이 있다. 나사로 고정되어 있지 않지만 손으로 잡아 당겨도 들리지 않는다. 일자 드라이버를 지렛대로 이용하여 들어 올리면 된다.
계속 암을 분해하자.
밑에 있는 부분은 쉽게 들린다.
암 제거 완료.
가운데 커버까지 모두 제거 완료.
이제 사포 위에 원을 그린 후 오려낸다.
사포를 디스크에 붙이고 다시 스핀들 커버 부착.
컴퓨터 전원 공급장치
컴퓨터의 코드를 콘센트에 꼽는다고 컴퓨터가 켜지는 것은 아니다. 단지 컴퓨터의 전원 공급장치에 전기를 연결한 것일 뿐이다. 이제 컴퓨터의 전원 스위치를 누르면, 전원 공급장치가 메인 보드에 전원을 공급해준다.
컴퓨터 파워를 분리해 냈으니 컴퓨터 전원 스위치가 없다. 컴퓨터 전원 스위치를 누른 효과를 내줘야 하는데 두 가지 방법이 있다. ATX Power에는 20 또는 24핀 커넥터가 있다. 이 부분이 메인보드와 연결되어 있고, 메인보드는 전원 스위치와 연결되어 있다. 전원 스위치를 누르면 메인보드는 커넥터의 초록색 선과 검은 선을 연결해서 파워 서플라이에게 전원을 공급해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초록색 선이 있는 곳에 전선을 끼우고, 검은색 선이 있는 아무곳이나 전선의 다른 한 쪽을 꽂으면 전원 공급장치는 팬을 돌리며 작동하기 시작한다.
스위치를 하나 구매했다면 스위치에 전선을 연결하고, 그 전선을 커넥터의 초록색 선이 있는 곳과 검은색 선이 있는 곳에 연결해 주면 된다.
스위치 연결
조립
컴퓨터 파워를 담을 정도의 크기의 상자가 있길래 거기에 파워를 넣어서 지저분한 선을 최대한 가리기로 했다. 먼저 스위치를 설치할 구멍을 만들어 준다.
스위치 장착 완료!
상자안에 전원을 넣을 네모난 구멍과, 통풍을 위해 구멍을 좀 뚤어준다. 그리고 파워를 안에 넣은 후, 선을 정리한다.
뚜껑을 덮고, 전선을 연결하면 끝!
전원을 연결하고 스위치를 켜면, 디스크가 한 30초 정도 회전을 한 후 멈춘다. 하지만 계속 칼을 갈고 있으면 더 오랜시간 회전을 한다. 일정 속도까지 한 번 시운전을 하고 자료를 읽고 쓰기 전까지는 쉬도록 프로그램이 되어있는 듯 하다. 그래서 더욱 더 스위치를 설치해야 칼 갈이를 편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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