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드 설치
지금 주방의 가장 큰 문제점은 환기다. 환풍기를 달면 되지만, 연기나 냄새를 빨아 들여서 밖으로 내보내는 통로가 없다. 인덕션은 외벽의 정반대에 위치해 있어서 연통을 외벽을 통해 내보낼 수 없다. 천상 연통을 지붕 밖으로 내보내야 했다. 하...
사다리를 써야하기 때문에 카운터 탑을 설치하기 전에 해주는 것이 편하다. 일단 인덕션 위에 환풍기가 설치될 공간을 표시한다. 레이저 수평계는 수직으로도 선을 쏴주는데 천장까지 곧게 쏴주기 때문에 하나 있으면 구멍 뚫는데 아주 좋다.
위치를 표시하고 연통이 나갈 구멍을 뚫으려 했으나... 그 곳에 지붕 들보(joist)가 지나갔다. 다행히 아주 정가운데를 지나는 것이 아니어서 구멍을 좀 옆에 뚫어주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지붕에 올라가기 전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서 위치를 표시해준다.
사다리를 타고 지붕에 올라가보자. 높은 곳에서 색다른 경치를 보니 드론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앉아서 커피라도 한 잔 하며 경치를 즐기고 싶었지만 날이 어두워 지고 있으니 얼른 처리하자.
드릴을 찾는다.
동그란 연통의 중심은 드릴이 있는 자리가 되어야 했지만, 지붕 꼭대기에 있는 환풍 통로가 연통을 방해했다. 할 수 없이 연통이 나올 자리는 조금 아래에 뚫고, 드릴 구멍은 잘 메우기로 했다. 하..
연통 자리를 매직으로 표시하고
칼로 지붕 싱글을 떼어내준다.
Reciprocal Saw를 가지고 저 길을 따라 구멍을 뚫어준다. 지붕 밑에 주방이 보인다. 얼른 마무리 하자. 밤에 비오면 빗물 떨어진다.
연통 연결 부품을 끼워 넣는다.
연통에 빗물이 들어가지 않게 뚜껑을 덮고 빗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sealer를 덕지덕지 발라준다. 밤에 비가와도 안심하고 잘 수 있게되었다.
이제 벽에 후드를 설치하면 끝!
하지만 아내가 꼭 주방 타일을 붙여야겠다고 하기에.. 주방 타일을 먼저 붙이고, 내 눈물도 좀 훔치고..
주방 타일(백스플래시)
타일은 카운터탑을 설치하고 붙이면 된다. 타일을 붙이려면 모르타르가 필요하다. 가루를 사다가 물을 부어서 섞은 다음 쓰면 된다. 하지만 우리 같은 초보는 그냥 완제품 사서 쓰는게 낫다. 뚜껑 열고 쓰다가 잠시 쉬고 싶으면 다시 뚜껑 닫아도 금방 안 굳는다. 그리고 물 조절 하는 것도 일이고, 섞는 작업도 일이다. 가격 차이 크게 나지 않으니 그냥 완제품 사서 하는게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된다.
흙손(trowel)으로 모르타르를 벽에 바른 후 타일을 붙이면 잘 붙는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줄눈도 시공을 해줘야 한다. 사실 줄눈 작업이 귀찮다. grout라는 모르타르 비슷한 녀석을 타일 틈에 바르고, 잽싸게 타일에 뭍은 것들만 닦아 내야한다. 잠깐 내 눈물도 좀 닦고..
다행히 우리가 사용한 타일은 모양이 균일하지 않고, 높이도 다르다. 그래서 줄눈을 하기가 무척 어렵기에 줄눈을 안해도 되었다. 주방 벽 전체에 타일을 붙이려고 했는데 줄눈까지 해야했다면 정말 ㅠ.ㅠ
타일 붙이는 작업 자체는 어렵지 않다. 타일을 자르는 일과 높은 곳에 붙이는 것이 힘들다. Tile Saw라고 힘이 약한 조그만 table saw 비슷한 것이 있는데, 하나 있으면 일이 수월하다. 얇고 두께가 일정한 타일을 쓴다면 작두같은 tile cutter를 써도 된다.
벽 오른쪽은 반원 모양의 타일로 마감을 해줬다.
후드가 있는 벽은 전체를 타일로 도배를 했고, 싱크대는 상부장 아래까지만 타일을 붙였다.
이제 연통과 후드를 연결해준다.
인덕션까지 설치한 후의 모습. 정말 타일이랑 후드 설치하느라 갖은 고생을 했는데 예쁘게 잘 달려있는 모습을 보니 다시 눈물이 나려고 한다.
8주 동안 매주 2일의 휴가, 주말, 매일 저녁 1-6시간을 투자해서 주방을 새로 할 수 있었다. 그 동안 소소하게 이것 저것 고치며 익힌 노하우를 다 써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새로 배운 지식들도 많았다. 좁은 공간에서 작업하고, 무거운 것을 옮기는 것은 힘들었지만 다치지 않고 재밌게 8주를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주방 리모델링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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