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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리 집 다락으로 쥐가 들어왔다

일상

by 목장주 2023. 7. 1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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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어느 날 나를 다급하게 불렀다. 천장에서 쥐 같은 것이 긁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몇 번은 양치기 소년처럼 내가 가니 조용했다. 몇 번 지나니 이제는 인기척이 나도 아랑곳하지 않고 천장에서 긁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 집에 쥐라니. 우리 집 다락에 쥐가 있다니.

 

천장에 들어가서 살펴보니 쥐똥 같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근처와 다른 곳에 끈끈이 쥐덫에 땅콩잼을 발라서 설치해 놓고 내려왔다. 지난 번에 고양이가 쥐를 잡아 왔다가 집 안에서 놓쳤을 때 써봤는데 효과가 좋아서 내심 기대를 했다.

 

하지만 며칠 후 다락에 올라가봤지만, 땅콩잼은 건드린 흔적이 없었다. 며칠 후 다시 올라가보니 땅콩잼만 먹고 튄 쥐덫이 보였다. 

 

유튜브를 검색해보니 Twin Home Experts라는 채널이 있었다. 이 쌍둥이 아저씨들은 지하, 다락, 지붕 등 안 들어가보는 곳이 없다. 뒤져보면 기어코 쥐의 흔적을 찾고, 실제로 쥐도 발견한다. 발견한 쥐는 생포하고, 쥐가 없으면 쥐덫을 놓는다. 그리고 몇 주후에 쥐덫을 수거해간다. 또 몇 주후에 고객을 방문하면 쥐가 없다고 좋아하는 비디오들이 올라와있다. 

 

이런 서비스를 기대하며 동네 업체를 검색하고 연락을 해봤다. 별점이 높은 곳부터 낮은 순서로. 대부분 서비스와 가격은 비슷했다. 

  • 첫 방문시 쥐가 침입할 만한 곳들을 찾아서 구멍을 막는다. 쥐가 출몰한 곳에 쥐덫을 놓는다.
  • 약 2-3주 후에 쥐덫을 수거해간다.
  • 30일 이내에 쥐가 다시 출몰할 경우 무료로 쥐덫을 한 번 더 설치한다.

쌍둥이 아저씨들과 얼추 비슷하군.

 

쥐덫은 먹이나 약을 타서 놓는다고 한다. 그 약을 먹으면 목이 말라서 밖으로 나와 물을 찾아간다고. 하지만 물을 먹으면 약효가 더 잘 발생해서 결국 죽는다고 한다. 

 

가격은 $300-$500 정도 하며, 1년 계약을 하면 분기별로 나와서 서비스해준다고 한다. 

 

서비스 평점 좋은 곳에 연락해서 사정을 설명했다. 업체들 모두 다락에 쥐덫을 설치하고, 몇 주후 쥐덫을 수거해간다고 했다. 서비스 당일 직원이 왔길래 천장에서 쥐가 나왔다고 말해줬다. 아저씨는 친절하게

 

고갱님, 안전 문제로 저희는 다락에 올라가지 않습니다. 

 

열이 받았지만, 아저씨가 전화 응대를 한 직원 대신 사과를 했기에 일단 참고 이야기를 했다. 다락에는 올라가지 않지만, 다락 입구에 쥐덫을 설치해주겠다고 했다. 거기에 놔도 쥐는 잡힌다고. 쥐가 출몰하는 곳은 훨씬 더 안쪽이었다. 나중에 내가 다락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쥐덫을 놓아보니 아저씨 말이 맞았다. 하지만 그 당시 쥐를 빨리 잡고 싶은 고객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소리였기에 아저씨를 돌려보냈다. 

 

다시 업체에 전화를 했더니 나를 상담한 색히는 전화를 안 받는다. 다른 사람과 통화를 했고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았다. 서비스를 취소하면 전액 환불해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아마 다른 업체도 다락에는 안 올라갈 거라며, 꼭 계약 전에 확인을 해보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다른 업체에 전화를 해서 좀 더 자세히 요구 사항을 이야기 했더니 다들 다락에는 올라가지 않는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원래 계약 했던 업체에 다시 전화해서 다시 방문 일정을 잡았다. 

 

하지만 이번에 온 아저씨는 아예 다락 입구에 쥐덫을 놓을 생각도 안 했다. 다락 입구가 너무 작아서 들어갈 수 없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결국 이 업체에 다시 전화해서 취소를 하고 직접 우리가 하기로 했다. 

 

끈끈히 쥐덫이 성능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좀 큰 쥐들에게는 효과가 떨어지는 듯 했다. 아내가 검색해서 찾은 쥐덫은 전기 충격 쥐덫. Victor Indoor Electronic Mouse Trap

 

쥐덫 안에 철판이 깔려있다. 쥐가 먹이를 먹으려 들어오면 그 철판을 밟게 된다. 그러면 그 순간 고압 전기 충격으로 쥐를 죽이는 방식이다. AA 배터리 4개로 쥐를 죽일 수 있는 고압 전기를 만들 수 있다니.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입구에서 먹이 있는 곳까지 통로가 구불구불하게 되어있다. 그래서 한 번 들어오면 나오기 힘들다. 철판이 먹이 근처에만 있기 때문에 쥐가 끝까지 들어오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설명서에 써있는대로 한쪽 끝에 땅콩 버터를 듬뿍 발라서 쥐가 지옥행 열차를 타도록 만들어야 한다. 사진에 있는 것처럼 발랐더니 쥐가 냄새만 맡고 들어오지 않았다. 

 

 

쥐덫을 2개 설치하고 잘 보이도록 집에 설치했던 Wyze Webcam 중 하나를 다락에 넣어놓고 관찰을 해봤다. 쥐덫을 놓은 다음 날 바로 이 놈들을 잡을 수 있었다. 

 

쥐덫은 전기를 발생하는 부분과 쥐를 잡는 부분이 나뉘어져있다. 쥐를 잡는 부분만 떼어서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리면 된다. 재활용 하고 싶다면 뚜껑을 열어서 쥐만 버리고 또 사용해도 된다. 

 

 

쥐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쥐가 다시 들어올 수 없도록 입구를 막는 것도 중요하다. 지붕, 벽 이음새, 지하실 등 각종 틈이 있는 곳들을 실리콘, 철망 등으로 막아준다. 

 

 

 

 

 

 

 

 

 

쥐를 잡은지 약 2개월이 지났는데 다행히도 아직까지 쥐가 침입한 흔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쭉 나오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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