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연휴를 맞아 위스콘신주 시보이건(Sheboygon)에 있는 블루 하버(Blue Harbor) 리조트에 1박 2일로 다녀왔습니다. 블루 하버 리조트는 실내 물놀이 공원이 있어 가족 여행으로 좋은 곳입니다. 호텔 투숙객에게는 물놀이 공원 입장이 무료이며, 투숙하지 않는 고객들도 입장권을 사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시카고에서 약 2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기 때문에 당일 치기 여행으로도 가능한 곳입니다. 하지만, 물놀이 공원 입장 가능한 인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호텔이 만실일 경우 외부인에게 판매하는 입장권이 많지 않습니다. 당일 치기로 방문했다가 입장권이 매진 될 수 있다는 말에 울며 겨자먹기로 1박 2일을 다녀왔습니다.
1박은 물놀이 공원 옆에 붙어있는 호텔에 투숙할 수도 있고, 별도의 빌라에 투숙할 수도 있습니다. 빌라에는 최대 방이 4개가 있고, 주방, 냉장고, 식기 세척기, 세탁기가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족이 함께 놀러가서 투숙하기에 좋습니다.
사실 물놀이 공원만 놓고 보자면 대단한 수준은 아닙니다. 아래 사진은 블루 하버 홈페이지에 있는 물놀이공원 전경입니다. 캐리비안베이처럼 거대한 물놀이 공원을 생각하셨다면 큰 실망을 할 수 있습니다. 특별하거나 더 규모가 크진 않지만 슬라이드, 서핑 시뮬레이터, 어린이용 풀 등 있을 것들은다 있는 적당한 규모의 물놀이 공원입니다. 시카고 근교에 이런 물놀이 공원이 있다는 점은 다행입니다.
사실 시카고는 미국에서 보통 LA와 뉴욕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도시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태평양에 있는 LA, 대서양에 있는 뉴욕은 바다 구경하러 가기도 쉽습니다. 그리고 그 주위에 큰 도시가 많아서 여행갈 곳도 많습니다. 하지만 내륙에 있는 시카고 주변에는 바다도 없고 이렇다 할 큰 도시도 없어 여행가기 마땅한 지역이 드믑니다. 그나마 당일 치기로 방문이 가능한 거리에 이런 물놀이 공원이 있다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부활절이라고 큰 아이는 4월 14일 금요일부터 4월 17일 월요일까지 학교를 가지 않습니다. 금요일은 부활절을 맞아 쉬고, 월요일은 교사들 회의를 잡아 놓아서 쉬는 모양입니다. 지난 번 봄방학에 아무곳도 가지 않아 잔뜩 풀이죽어 있는 아이를 위해 이번에는 저도 휴가를 하루 내고 위스콘신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블루 하버는 벌써 이 번이 세 번째 입니다. 하지만 주변에 마땅한 물놀이 공원이 없고 일년에 1번 정도 방문하기 때문에 아이에게는 갈 때마다 새롭고 신난 곳입니다.
이전에는 호텔이 아닌 빌라에 여러 가족이 함께 묵었는데, 이번에는 빌라가 이미 예약이 끝나 처음으로 호텔에 투숙했습니다. 호텔에 투숙하면 물놀이공원까지 건물 안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이동이 편합니다. 물놀이가 끝난 후 수건으로 닦기만 하고 호텔에 와서 편하게 씻을 수도 있습니다.
호텔이 별채에 비해 좋은 점 또 하나는 미시간 호수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저희가 묵은 3층 객실에서 바라 본 미시간 호수입니다. 별채에서도 미시간 호수는 보이지만 호텔 객실은 정말 호수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습니다. 호텔 1층에 묵을 경우 바로 호수로 걸어나갈 수도 있습니다. 호수라고 이야기 안 해주면 그냥 서해바다 같습니다. 바닷가를 좋아하는데 시카고에서 바다를 보러 가려면 아마 못해도 15시간은 운전해야할 겁니다. 파도가 치는 민물을 보며 바다라고 최면을 걸어봅니다.
금요일 4시간, 토요일 3시간 총 7시간을 물에서 놀고 돌아왔습니다. 평소에 7시면 일어나던 아이들이 일요일 아침에는 9시가 되도록 안 일어나더군요. 신나게 잘 놀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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