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저 미국에서 농사지어요

일상

by 목장주 2017. 6. 21. 12:41

본문

지난 번에 텃밭을 할당 받아 똥 퍼서 거름 줬다는 글을 썼습니다. 셋째 낳기 딱 한 달 전 이야기더군요. 똥 퍼서 거름 주기 전에 밭을 일단 한 번 갈아 엎었습니다. 어떤 아저씨가 $25에 갈아 준다길래 하기로 했습니다. 경운기 앞 부분 같이 생긴 걸 가지고 밭을 깔끔하게 갈아줍니다. 2번 갈아줍니다. 


미국 농사 - 밭 갈기




굳어 있던 땅이 부들부들 해져서 이제 거름 주고 농사를 시작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올해는 아내가 셋째 출산으로 시간도 없고 몸도 힘들기 때문에 그냥 고추와 호박만 심기로 합니다. 작년에 깻잎을 심었더니 수요보다 공급이 너무 많아 따기 바빴습니다.


미국 농사 - 밭 갈기




같이 놀러온 아이들은 노느라 바쁩니다. 땅도 파고 칼 싸움도 하고.


미국 농사 - 아이들




고추 모종을 심을 곳을 줄 맞춰 파 놓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거름 붓고 모종 심고. 날이 흐려서 우비를 입고 갔는데 심는 중에 비가 옵니다. 손은 말똥 범벅이 되었습니다. ㅠ.ㅠ 

 

미국 농사 - 고추 심기




그리고 한 달 이 지났습니다. 무슨 밀림에 온 줄 알았습니다. 어느게 고추 모종이고 어느게 잡초인지 구분이 안가네요. 다시 아저씨를 불러서 갈아 엎고 새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미국 농사 - 잡초




셋째 낳는다고 2주 휴가 냈으니 남는게 시간입니다. 아저씨 부르는 대신 그냥 삽으로 갈아 엎기로 합니다. 한 시간 정도 삽질을 하니 이제 고추 모종이 어떤 건지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깨, 손목 통증과 맞바꾼 결과입니다. 


미국 농사 - 잡초 제거




검정 비닐이나 천을 덮어주면 잡초가 자라는 걸 막아줍니다. 홈디포에 팔지만 그거 안 사고 그냥 박스로 땅을 덮어도 비슷한 효과가 난다고 합니다. 깔린 박스의 90%가 아마존 박스입니다. 아마존 충성충성!


미국 농사 - 잡초 제거




이제 나머지 부분은 잔디로 덮어줍니다. 박스보다는 효과가 덜 하지만 쓸만합니다.


미국 농사 - 잡초 제거




집에도 조그만 텃밭을 만들어 놨습니다. 여기는 차타고 10분 정도는 와야하기 때문에 자주와서 물주는 것도 일입니다. 하지만 집 텃밭에는 손쉽게 물도 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여기에 비해 잡초도 거의 없습니다. 같은 고추를 심었는데 비교해 보면 훨씬 큽니다. 여기가 되었든 집이 되었든 아마 몇 주 지나면 이제 고추를 따서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삼겹살에 맥주 한 잔 해야겠군요. 


이전글


저 똥퍼요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