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되어 아이들 방학을 했습니다. "엄마 나 심심해"를 입에 달고 사는 아이들을 위해 주말 나들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몇 년 전에 딸기를 한 번 따러 간 적이 있습니다. 날씨는 무척 더웠고, 딸기는 맛이 없었습니다. ㅠ.ㅠ 사과, 블루베리, 딸기 등 다양하게 따러 갔지만 딸기가 제일 맛이없었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더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이번에 간 곳은 Stade's Farm and Market이라고 새로운 곳입니다. 시카고 북서쪽에 위치해 있어서 제가 살고 있는 네이퍼빌에서는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오전 8:30분에 열고 오후 5시에 문을 닫습니다.
입구에서 바구니를 팝니다. 사이즈 별로 가격이 다르고요. 아이들 둘은 1Qt. 하나씩 사주고 저랑 아내는 4Qt 하나씩 샀습니다.
제가 바구니 값을 낸 것이 아니라 기억이 안 납니다만, 현금을 준비해 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입구 옆에는 웨건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많이 따실 분들은 가져가셔도 됩니다. 무료예요.
딸기 밭은 엄청 넓습니다. 대륙 한복판의 광활한 벌판에서 목격되는 풍요로움을 접하면 기가 질리고, 이런 나라와는 싸우지 말고 원만하게 지내야 우리가 잘 살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는데... 그냥 넓은 딸기 밭입니다. 입구 근처에 밭을 들어가면 딸기가 별로 없거나 새로 나는 것들이라 잘 안 익었습니다. 한 참 안으로 들어가면 더 잘 익고 큰 것들을 딸 수 있다고 합니다.
잎을 살짝 치워보면 줄기에 딸기가 주렁 주렁 달려있습니다. 그냥 손으로 톡 따면 됩니다.
아이들도 바구니 들고 다니면서 손 쉽게 딸 수 있습니다. 대신 딸기 나무(?)가 아주 작기 때문에 앉아서 따야 합니다.
농장에 한국 사람들도 많이 왔는데 어떤 남자의 볼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야 놀러와서 왜 노동을 해. 얼른 따고 가자
바구니를 하나 채우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계속 쪼그리고 앉아서 따다보니 다리에 피가 안 통하더군요. 볼멘소리가 괜히 나오는게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은 조그만 바구니를 가득 채워서 따고 밭 옆 공터에서 신나게 뛰어다닙니다.
입구 옆에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이날의 날씨는 가을 날씨였습니다. 땀 안 흘리고 딸기 따기에 딱 좋은 날씨였지만, 바람이 불어서 반팔 입고 아무것도 안하면 살짝 쌀쌀했습니다.
이럴 때 먹기 좋은 것은 라면! 커다란 냄비 2개에 진라면 순한맛을 끓입니다. 불 옆에서 따뜻하게 불도 쬐고, 바람도 막는 중입니다.
아이들도 폭풍 흡입 중입니다.
오른쪽 빨간 바구니는 아내가, 왼쪽 빨간 바구니는 제가 딴 딸기 입니다. 저는 아이보고 있는 중에 직원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안쪽에서 땄습니다. 그래서 색이 더 빨개요. 마트에서 사먹는 딸기는 큰 대신 맛이 푸석푸석해서 아쉬웠습니다. 농장에서 딴 딸기는 작지만 달고 맛있었습니다. 내년에도 이런 날씨에 딸기 따러 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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