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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마당에서 토끼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일상

by 목장주 2017. 5. 1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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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 8시가 넘어도 일어나기 힘든데 어제는 7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잤습니다. 얼마전 봄맞이 잔디 관리를 하려고 씨를 뿌려 놓은 곳들이 있는데 거기에 물 주려고 아침 7시에 일어났습니다. 더 자고 싶지만, 비싸게 주고 산 잔디씨가 아까워서 일어났습니다.아침이라 그런지 잔디에 촉촉하게 이슬이 맺혀있습니다. 하지만 이걸로는 잔디씨가 싹을 틔워 잘 자라기에는 부족합니다. 요새는 12시가 되기 훨씬 이전에도 햇볕이 강해서 80도까지 올라갑니다. 이정도 이슬은 금새 말라버립니다.


시원하게 앞마당 물을 주고 뒷마당으로 넘어갔습니다. 앞 마당은 밖에서 보이기 때문에 자주 잔디를 깎아서 보기가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뒷마당은 아무래도 밖에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잔디 깎는 것을 소홀히 해서 잔디가 좀 깁니다. 오늘 저녁은 퇴근해서 잔디깎아야하지 하며 열심히 물을 주고 있었습니다. 아이들 놀이터 밑에 새 똥이 묻어 있길래 열심히 물로 청소하는데 밑에 둥지같은 것이 보입니다.


무슨 새 둥지가 이렇게 낮은 곳에 있나 싶었습니다. 놀이터를 지탱하느라 나무 기둥이 있어서 놀이터 밑은 잔디 깎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뒷마당의 다른 부분보다도 더 잔디가 길게 자랐습니다. 긴 잔디 때문에 둥지 만들기 좋다고 생각했나보다 하고 청소를 하는데 둥지에서 뭔가 꼬물꼬물 움직입니다. 마침 뒷마당 나무에서는 검은 새가 계속 울어댑니다. 어미새가 저리 비키라는 소리 같았습니다. 


대충 청소를 끝내고 돌아가려는데 아무래도 뭔가 이상해서 한 번 봤습니다. 세상에 새 둥지가 아니고 토끼 둥지였습니다. 안에는 아직 눈도 못 뜬 새끼 토끼 두 마리가 서로 몸을 맞대고 자고 있었습니다. 물이 뚝뚝 떨어지니까 차가워서 꿈틀거린 모양입니다. 



저희 집 주변에는 토끼가 가끔 옵니다. 그래서 풀도 뜯어먹고 아내가 키우는 채소와 꽃도 뜯어먹습니다. 그래서 아내는 토끼를 싫어합니다. 하지만 그건 다 큰 토끼일 경우입니다. 새끼 토끼 이야기를 해주니 슈렉 고양이를 봤을 때 나오는 감탄사와 표정을 하며 안타까워 합니다. 사실 동네에서 코요테를 보았다는 목격담을 커뮤니티 앱에서 봤습니다. 저희 집에서도 작년에 토끼가 죽은 것을 땅에 묻어 주었는데 다음날 그 자리가 파헤쳐져있고 토끼가 사라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몰랐는데 코요테 목격담을 들으니 아마 코요테 소행이었을거라 짐작이 됩니다.


새끼 두 마리만 어미도 없이 둥지에 남겨져 있는데 언제 코요테가 와서 잡아먹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 자주 집에 와서 포식하고 가는 토끼가 애기를 낳고 간 모양인데 자주 올지 잘 모르겠습니다. 동물 보호소에 새끼 토끼가 뒷마당에 있다며 많이들 데리고 온다는데 그러지 말라고 합니다. 어미가 두고 간 것 같아도 가끔 와서 새끼들 보살피고 먹이도 주고 가니 걱정말라는 겁니다. 그래도 새끼들만 덩그라니 놓여있으니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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